[우리문화신문=최우성 기자] 부산 기장군 바닷가에 있는 해광사는 동쪽으로 바다와 맞닿고 있다. 해광사 대웅전은 동향으로 앉아있고, 그 방향으로 100m만 나가보면 1년 내내 아침에 뜨는 해를 맞이할 수가 있는 바다가 있다. 검은 바위들로 둘러싸인 곳에는 작은 포구가 있고 하루 종일 어선들이 드나들며 생업을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 검은 화산암으로 둘러싸인 오랑대 앞에는 바다를 생업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늘 안녕을 기원할 수 있도록 작은 용왕각이 세워졌고, 그 안에는 기장 앞바다를 지키는 용왕과 남녀 동자가 협시하는 모습의 용왕단이 있다.
새벽 동해 일출을 맞이하여 용왕단이 모셔진 오랑대에는 매일 용왕기도를 드리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위험한 바다를 삶의 바탕으로 삼는 사람들이 자연을 지배와 정복의 대상으로만 삼지 않고 삶을 유지케 하는 동반자와 경외의 대상으로 살고 있는 것이다.
새벽 해가 솟아오르자 잠에서 깨어난 갈매기와 오랑대 주변에 둥지를 틀고 사는 비둘기들도 군무를 하는 모습이 무더운 삼복중에도 삶의 환희를 느끼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