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부(割賦)라는 말은 일본식 한자말을 빌려다 쓴 말입니다. 그럼 이에 맞는 우리
토박이말은 없었을까요? 아닙니다. 우리는 ‘드림셈’이란 말이 있었습니다. 이런
좋은 말을 놔두고 잘난 채하는 지식인들이나 상인들이 남의 말을 빌려다 쓰면서
토박이말을 죽이고 말았습니다. 그런 말에는 이자를 뜻하는 ‘길미’, 외상의 상대되는
'맞돈‘도 있습니다. 외상의 상대되는 말로 보통 ’현금‘ 또는 ’현찰‘을 씁니다만 이는
수표나 어음, 현물 따위의 상대되는 말이어서 맞는 말이 아닙니다.
명절이나 기념할 날에 아는 이들에게 인사치레로 건네주는 적은 액수의 돈을
‘떡값’이라고 합니다. 말 그대로 떡 한 번 해먹을 수 있는 작은 돈인 것입니다.
그런데 요즘 상류층들은 그 떡값이 수천만 원에 이릅니다. 그래서 고위층들이 그
직책을 빌미로 받는 큰돈은 ‘떡값’이 아니라 ‘벼슬덤’이라고 해야 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