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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코다키(삶은 무)를 나눠 마시는 일본 세시풍속

[맛있는 일본 이야기] 380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추운 겨울에는 따뜻한 국물음식이 구미를 당긴다. 이런 추운 겨울에 달큰한 무를 푹 삶아 언 몸을 녹이고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풍습이 있다. 이름하여 다이코다키(大根焚). 우리말로 무를 삶아 먹는 것쯤으로 번역되는 이 행사는 교토 지방에서 11월부터 12월에 걸쳐 하는 세시풍속의 한 모습이다.

 

지난 127일 대설을 맞아 교토 우지(京都宇治)의 조린지(藏林寺)에서도 다이코다키 행사가 있었다. 커다란 가마솥에 무를 큼직하게 썰어 넣고 푹 삶아서 참배자들이 나눠먹고 부처님전에도 공양으로 올렸다.


 

수많은 사람들이 커다란 가마솥에 모여들어 우리네 동지 팥죽을 먹듯 삶은 무를 나눠 먹는 모습이 정겹다. 바깥의 찬 공기가 삶은 무에서 모락모락 피어나는 김으로 따뜻해지는 느낌을 준다. 다이코다키는 교토의 초겨울 모습을 보여주는 풍물시(風物詩)로도 소개되는데 성도회법요를 겸해 해마다 127일과 8일 행해진다.

 

성도회법요는 석가모니가 35살 때 부다가야의 보리수 아래서 악마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고 128일 동틀 무렵 명성(明星) 출현과 함께 깨달음을 얻었다는 데서 유래하는 법회다. 원래는 생무를 8조각으로 잘라 범어(梵語)을 써서 불전에 올려 참배자들의 악귀퇴치용으로 삼았다고 한다.

 

그 뒤 악귀퇴치용무를 다른 무와 함께 큰 솥에 넣고 풀 삶아 먹기 시작한 게 오늘날의 다이코다키의 유래가 된 것이다. 오늘날에는 나쁜 병을 몰아내고 건강하게 한다는 뜻으로 해마다 127일과 8일 두 날에 걸쳐 주로 교토의 절에서 행해지고 있다. 이웃과 함께 나누는 따끈한 삶은 무 한 그릇의 의미는 삭막한 현대인에게 좋은 나눔의 행사처럼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