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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일본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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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국에서 만난 극한의 허무 《가와바타 야스나리》

[맛있는 일본이야기 609]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가와바타 야스나리는 친절하게 자신을 설명하는 법이 없었기에 그를 찾아가는 길은 잘 열리지 않는 문을 여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 문은 끝이 없었다. 가와바타 야스나리라는 문을 열면 또 다른 문이 기다리고 있었다. 수없이 문을 열었지만, 아직도 나는 문 앞에 여전히 서 있다.” 이는 허연 시인의 ‘설국에서 만난 극한의 허무 《가와바타 야스나리》’ 책의 마지막 장에 나오는 구절이다. 속초 설악산책(雪嶽山冊) 도서관 입구에는 들어서자마자 눈에 확 띄는 곳에 책 표지를 앞으로 해서 세워둔 테이블이 있다. 이곳에 드나든 지 보름이 넘었지만, 책을 읽으러 온 것이 아니라서 그냥 무심히 지나치다가 오늘 불현듯 ‘가와바타 야스나리’ 책에 시선이 꽂혔다. 표지에 영어로 ‘KAWABATA YASUNRI’라고 쓰여 있는 바람에 활자의 의미를 새기지 않은 채 ‘웬 영어책을 진열했나?’ 싶었다. 보름 동안 이 책이 내 시야에서 ‘영어책’으로 여겨졌다니 나도 참 어지간하다. 책 장을 넘긴다.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눈의 고장이었다. 보지 못한 무용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이야기나 마찬가지다. 머리를 숙여 쌀쌀맞게 대답했다. 그 목덜미에 삼나무

미군의 공습, 과연 일본은 피해국인가?

과거를 반성하지 않는 한 일본의 미래는 없다 [맛있는 일본이야기 607]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전쟁은 무섭다. 전쟁은 목숨을 앗아간다. 전쟁은 비극이다. 그리고 전쟁은 아픔이다. 이런 말 말고 전쟁을 달리 표현할 길이 있을까? 전쟁을 일으킨 나라 곧 가해국도, 전쟁을 당한 나라 피해국도 결국은 그 ‘무서운 전쟁’의 피해에서 벗어날 길은 없다. 물론 피해국 국민이 더 큰 피해를 보는 것은 당연지사다. 문제는 일본처럼 가해국민이 자신들이 ‘피해국 국민인지, 아니면 가해국 국민인지 모른다는 사실’이다. 어제(29일) 그것을 잘 말해주는 추도회가 일본 오카야마시청에서 열렸다. 추도식장에는 ‘오카야마시 전사자, 전몰자를 위한 추도’ 문구를 세로로 길게 써 놓은 안내판이 서 있고 주변은 국화꽃으로 장식하여 참배객들이 추도할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 이러한 추도식 모습을 방영한 텔레비전 화면에는 ‘오카야마 공습으로부터 76년, 유족들 전몰자를 추도’라는 자막을 텔레비전 화면 오른쪽에 크게 새겨 놓았다. 언뜻 보면 ‘주어’가 빠져 있어서 오카야마가 누구로부터 공습을 받았는가 고개가 갸우뚱해질 문구다. 그러자 아나운서가 이날 추도식 행사 상황을 설명한다. “추도식에는 유족회 대표와 중학생 등 약 25명이 참석했습니다. 코로나19로 2년 연

일본군에 의한 억울한 죽음, 오끼나와인들

일본 시민단체, 해마다 6월 23일 추도제 열어 오키나와전투 희생자 묻힌 토사 채취 반대에 한국 동참 호소 [맛있는 일본이야기 606]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일본 오키나와, 그 평화롭던 땅이 전쟁으로 얼룩져 수많은 민간인이 희생되었던 사건 이름하여 ‘오키나와전투(沖縄戦, Battle of Okinawa)’도 시간이 흐름에 따라 많은 사람의 기억에서 점차 사라지고 있다. 하지만 현지에서는 이날의 참상을 잊지 않고 기억하기 위한 추도제를 해마다 6월 23일에 열어 억울하게 희생된 사람들의 영령을 위로하고 있다. 오키나와전투는 태평양전쟁이 막바지던 1945년 4월 1일부터 6월 23일까지 83일 동안 일본군이 본토를 지키기 위해 오키나와 본섬 등에서 미군을 상대로 벌인 전쟁이다. 당시 일본군이 방패막이로 내세운 오키나와 주민과 미군 병사 등을 포함해 약 20만 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 가운데는 조선인과 대만인 희생자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 특히 희생된 주민들 가운데는 미군의 공습 때 주민들을 동굴 등으로 대피시킨 뒤 미군에게 잡히면 즉사하니까 절대 나오지 말라고 하면서 주민들에게 할복 자결을 명해 수많은 주민이 수류탄으로 자결하거나 가족끼리 서로 목 졸라 죽이는 참상도 비일비재하게 벌어졌다. 희생자 가운데는 오키나와 육군병원의 간호요원으로 동원된 오키나와 사범학교와 오키나

아사히신문, 강제징용 손해배상 재판 ‘한국여론 이분화’ 보도

[맛있는 일본이야기 604]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6월 8일 자 아사히신문은 “서울중앙지법이 7일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와 유족이 일본제철, 미쓰비시중공업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을 각하했다. 이는 소송요건이 갖춰지지 않았다고 보는 견해로 사실상 원고 패소 판결을 내린 것이다. 이로써 이번 판결은 지난 2018년 대법원 판결을 부정한 것이다.”라면서 이번 일로 한국 사회가 양분화되었다고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은 보수 성향의 조선일보 8일 사설을 들어 “전례 없는 혼란이다. 역사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해 온 문재인 정권과 초법적 판결을 내린 대법원의 책임이다. 그동안 원고 승소를 이끌어 온 사법부의 흐름을 비판하며 이번 판결을 환영했다.”라고 전했다. 한편, 진보성향 한겨레신문의 사설을 인용하여 “(이번 판결은) 일본과의 관계 악화가 한미관계 악화로 이어질 것으로 지적하는 등 정치 외교적 판단을 담고 있어 비약이 있다.”라는 점을 지적했다. 1965년 한ㆍ일 청구권 협정과 일본 징용 기업들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국민정서 사이에서 1ㆍ2심과 대법원의 엇갈린 판결은 한두 번이 아니었다. 이번에도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34부는 징용 피해자들의 개인청구권은 살아있다면서도 이를 "

김용두 선생이 수집한 문화재 진주박물관에 기증

[맛있는 일본이야기 603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기증한 나도 기쁘지만 수십 수년 동안 떠돌다가 고국으로 돌아가게 된 이 문화재들은 얼마나 감격이 크겠는가라고 남긴 말씀에서 두암 선생의 고국과 우리 문화재에 대한 사랑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이는 국립진주박물관 두암실(斗庵室)에 전시된 두암(斗庵) 김용두(金龍斗, 1922~2003) 선생에 대한 설명이다. 김용두 선생은 경남 사천에서 태어나 일본으로 건너간 뒤 제2차 세계대전 중 징용되어 동남아시아 등 전장(戰場)을 떠돌았으며 전쟁이 끝난 뒤 사업가로 자수성가하게 된다. 두암 선생은 일본의 한 골동품 가게에 전시된 백자항아리 앞에서 큰 감동받은 이래 일본에 유출된 우리 문화재를 적극적으로 수집하게 된다. 이렇게 수집한 문화재는 ‘사천자(泗川子) 콜렉션’이라는 이름으로 수집한 문화재가 국내 학계와 문화계 인사들과 교류하면서 국내에 알려지게 되었다. 이후 혼란한 시기에 일본으로 유출된 우리 문화재를 고국으로 돌려보내야 한다는 생각에서 고향인 사천과 가까운 국립진주박물관에 1977ㆍ2000ㆍ2001년, 세 차례에 걸쳐 귀중한 문화재를 기증하였다. 김용두 선생이 기증한 문화재는 고대에서 근대에 이르는 토기ㆍ도자기ㆍ회화ㆍ글씨ㆍ공예품 등으

일본에서 1970년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것들

[맛있는 일본이야기 602]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어느 사회나 ‘지금 것’이 아니라 ‘옛것’에 대해서 향수를 갖게 되나 보다. 한국도 6~70년대 거리를 재현해 놓는다거나 이 무렵의 물건들을 모아놓은 사설 박물관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것을 보면 옛것에 대한 향수를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웃 나라 일본도 옛것에 대한 향수에 관심이 많은 데 최근에는 조형 작가(造形作家) 이소무라 유리(磯村友里, 46살) 씨의 ‘옛것’에 대한 미니어처 전시가 열리고 있어 시선을 끌고 있다. 이소무라 유리 씨의 작품 배경은 1975년대로, 이번 전시는 예전에 교토 상점가에서 팔던 막과자 가게(駄菓子屋), 소바(메밀국수) 가게, 문구점에서 팔던 어린이용 과자 등을 재현한 미니어처 작품 등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막과자 가게의 미니어처 모습을 보면 다다미방에 소쿠리를 놓고 거기에 경단이나 양갱 등을 담아 팔고 있다. 아울러 노련(일본 가게에서 영업 중임을 알리는 출입구에 늘어뜨린 헝겊), 차단스, 코타츠(일본 난로), 이불, 족자 등의 물건도 있다. 또한 현관 진열장에는 화지와 찰흙, 장식용 구슬을 이용해 정교하게 만든 차림표도 전시된다. 이소무라 유리 씨는 이번에 전시 중인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