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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은 스무 살을 위한 잔치 '성인의 날'

[맛있는 일본 이야기 384[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청춘'이란 말만 들어도 풋풋하다는 사람들이 있다. 일본에서 그제 19()은 그런 풋풋한 젊은이들을 축하하는 성인의 날이었다. 이날 전국 각지에서 성인식을 포함한 만20살 젊은이들을 위한 다채로운 행사를 가졌다고 매스컴은 보도했다. 올해 새로 성인(新成人)이 되는 사람들은 전국적으로 지난해 보다 2만 명이 늘어난 123만 명이다. 오사카의 경우는 지난해 보다 1,000명이 많은 약 25,000명이 성인을 맞이했다.

 

만 스무 살을 맞이한 젊은이들의 잔치인 성인의 날은 1999년까지 115일이던 것이 2000년부터는 1월 둘째 주 월요일로 옮겨 각 지방단체별로 성인식을 한다. 여성들은 하레기()”라고 해서 전통 기모노를 입고 털이 복슬복슬한 흰 숄을 목에 두르는 것이 성인식 차림이며 남성들은 대개 신사복 차림이지만 더러 하카마(, 전통 옷)” 차림도 눈에 띈다.

 

특히 여성들은 이날 행사를 위해 발끝에서 머리끝까지 단장을 해야 하므로 시간과 돈이 어지간히 든다. 하지만, 일생 단 한 번인 스무 살 의식을 위해서라면 그깟 돈쯤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화려한 전통 의상을 입고 성인식을 마친 여성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시내를 누비고 돌아다니는 모습은 이 무렵 또 하나의 볼거리다.


 

그러나 이러한 성인식의 역사는 그리 오래되지 않는다. 패전 후인 19461122일 사이타마현 와라비시(埼玉縣蕨市)에서 실시한 청년제를 그 뿌리로 보고 있다. 패전의 허탈함에 빠져 있던 당시에 청년들에게 밝은 희망을 주기 위한 행사를 기획했다.

 

이때 행한 성년식이 성인식의 형태로 발전하여 전국으로 번져나갔다. 지금도 와라비시에서는 성년식이라는 이름으로 기념식을 하고 있으며 1979년에는 성년식 선포 20주년을 맞아 와라비성지공원 안에 성년식 발상의 터라는 기념비도 세워두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트위터에 오른 이 한마디, "올해도 찾아온 성인식, 20살이 되면 당연히 출석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지 모르나 최근에는 출석 안하는 사람도 많은 듯" 이라고 올린 무시노네(musinone) 씨의 글이다.

 

사실, 성인식 날을 즈음하여 일본에서 보내는 때가 많은 필자로서는 올해처럼 썰렁한(?) 성인의 날을 본적이 없다. 물론 그제의 경우 필자가 있었던 곳이 와세다대학이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성인식 분위기를 느끼고자 오후 3시쯤 도서관을 나와 니시와세다에서 다카다노바바까지역 가는 사이에 단 한명의 기모노 차림의 여성을 보지 못했다.


 

원래 기모노차림으로 한껏 멋을 낸 여성들이 삼삼오오 거리를 활보하는 모습이 흔한 것이었는데 그제 움직인 동선 주변이 '성인이 된 여성들이 몰려들만한 곳이 아닌지'는 몰라도 예전 같지 않은 분위기다. 그제 도서관을 나와 니시와세다 -다카다노바바-우에노-신오쿠보로 이동을 했는데 기모노차림의 여성은 와세다대학 정문에서 단 1명을 만나고는 보질 못했다.

 

정말 이제 젊은이들이 트위터의 말처럼 성인식에 별로 의미를 두지 않는 것인지, 필자가 그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를 가지 않은 것인지 알 수 없는 노릇이지만 확실히 예전 같지 않은 분위기임에는 틀림없다. 혹시 신주쿠나 하라주쿠 쪽에는 성인식용 화려한 기모노를 차려입은 여성들이 몰렸들었을지는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