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수제비를 먹는다고 자랑스럽게 얘기했습니다. 아마
검소하게 산다는 것을 말하려 했던 모양입니다. 수제비는 팥수제비, 애호박수제비,
다슬기수제비, 고구마수제비, 감자수제비, 낙지수제비, 고추장수제비, 해물수제비
같은 다양한 수제비들이 있을 정도로 서민들이 즐겨 먹는 음식입니다. 하지만, 옛날엔
궁궐이나 양반집 잔칫상에서 볼 수 있었던 귀한 음식입니다.
서긍이 쓴 ‘고려도경’에 보면 “고려에는 밀이 적기 때문에 중국에서 수입한다. 그러나
밀가루 값이 매우 비싸서 혼인이나 잔치 같은 날이 아니면 먹지 않는다.”란 기록이
보입니다. 우리 겨레의 주식은 쌀과 보리였기에 밀의 재배는 아주 적었고 그래서 값이
비싸며 귀해 일반 백성들은 먹을 수가 없었던 것이지요. ‘대장금’ 드라마에서도
밀가루를 도둑맞아 전전긍긍하는 내용이 나오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