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겨레에겐 음식금기가 있었습니다. 조선말기 1809년 빙허각 이씨가 엮은 일종의
여성생활백과인 ‘규합총서’에는 “돼지는 머리골을 버리고, 꿩의 꼬리가 손에 쥐지
않을 정도이거든 먹지 말며, 닭의 간을 먹지 말 것” 등이 보입니다. 같은 책에
음주금기도 있는데 막걸리를 먹고 국수를 먹으면 기운 구멍이 막히고, 술을 먹은 뒤
찬물을 마시면 찬 기운이 방광에 들어가 치질, 당뇨 등의 병이 생긴다고 쓰여
있습니다.
또 성종의 어머니 소혜왕후가 펴낸 ‘내훈’에 보면 임신부가 밥상을 받으면 밥상의
모서리에 앉지 않고, 한가운데에 앉아 몸가짐을 단정히 하며, 꾸부려서 먹지 않는다.
또 반듯하게 썰지 않은 것은 먹지 않는다. “라는 기록들이 보입니다. 약 먹을 때의
금기도 있는데 고려시대의 ‘향약구급방’에 보면 약을 먹을 때 익히지 않은 것, 찬
성질의 것, 기름기가 많은 음식을 금하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