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조대왕실록 제30권 7년 12월 13일 기록에 “고양에서 북한 산성의 적곡을 먹은
이가 독촉에 몰려 자살하자 휼전을 베풀다.”라는 글이 있습니다. 그 내용은 고양에
사는 장(張)가 성을 가진 한 백성이 북한산성(北漢山城)에 쌓아둔 적곡(糴穀)을
먹었는데, 현관(縣官)의 독촉에 몰려 결국은 스스로 목매달아 죽는 데 따른 것입니다.
이 일이 알려지자 임금이 이재민을 구제하기 위한 특전인 휼전(恤典)을 베풀라고
명했다고 합니다. 또 임금은 “죽은 뒤에 휼전을 베푸는 것은 애당초 죽음이 없도록
하는 것만 같지 못하다. 여러 도(道)에 단단히 타일러서 경계하여 적곡(糴穀)을
받아들임에 있어 너무 독촉을 하지 말도록 해 백성의 힘을 펴주게 하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어려운 사람을 구제하는 것은 나라만이 할 일은 아닙니다. 우리 모두 세밑을
맞아 주위를 돌아보았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