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술년 한해의 마지막 날입니다. 우리는 병술년을 시작하면서 새롭게 마음을
가다듬고 계획했습니다. 그 새로운 마음, 계획이 오늘 어떤 모습으로 남아있는지
되돌아보는 날입니다. 어떤 분은 올 한해 환한 나날이었을 수도 있고, 어떤 분은
고통의 순간이 많았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행복한 분이었든, 불행한 분이었든
이젠 다 같이 한 해를 마무리해야 할 때입니다.
조선 후기의 실학자 이덕무가 쓴 청장관전서(靑莊館全書)의 ‘사소절(士小節)’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나옵니다. “찡그리고 답답하며 분한 마음을 갖는 사람은 마음이
늘 부담스럽기 때문에 남을 곧잘 탓하고, 따라서, 남도 역시 그를 미워하게 된다.
허허 웃고 태연한 기상을 갖는 사람은 마음이 늘 원만하기 때문에 남을 곧잘
사랑하고, 남도 역시 공경하게 된다.” 뒷짐지고 하늘 보기를 즐겨했던 선비들의
마음가짐을 보는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