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 가장 가깝다는 그릇, 옹기는 우리 겨레가 삼국시대 이전부터 만들어 쓴 것으로
짐작됩니다. 그런데 그 옹기는 지역의 환경과 기후조건에 따라 다르게 만들었기 때문에
옹기의 모양새가 여러 가지입니다. 중부 이북에서 주로 사용되는 옹기는 보통 입
(口徑)과 키가 크고 배가 부르지 않습니다. 이는 일조량이 작고 기온이 높지 않은
때문에 장을 담글 때 자외선을 충분히 쪼이기 위한 것입니다. 이에 비해 기온이 높고
일조량이 많은 남부지방은 수분증발이 많아지는 것을 막기 위해 입을 좁게 만들고 대신
어깨를 넓게 함으로써 옹기 표면으로 복사열을 보다 많이 받아들이도록 했습니다.
이는 표면에 미세한 구멍이 나도록 만들고, 어머니가 아침저녁으로 항아리를 닦아주어
옹기가 숨을 잘 쉬도록 한 것과 더불어 옹기에 담긴 우리 겨레의 과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