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화봉사고려도경(줄여서 고려도경)’ 제9권 ‘의물(儀物)’ 편에 보면 송나라 사람
서긍은 고려를 다른 여러 오랑캐에 비하면 찬연히 빛난다고 말합니다. 그 까닭으로
서긍은 “여러 오랑캐 나라는 비록 임금이 있으나, 임금이 나아갈 때 깃발 십여 개가
따르는 데에 불과하여 신하들과 거의 뚜렷한 분별이 없다. 다만, 고려는 그 임금과
신하가 거동할 적에 법도가 있다.”를 들고 있습니다.
임금이 거동할 때 위엄을 보이기 위하여 격식을 갖추어 세우는 병장기(兵仗器)나
물건 그리고 악귀를 몰아내는 신을 그린 깃발이 따르는 것들이 송나라와 별로
다르지 않았음을 말한 것입니다. 또 서긍은 공자(孔子)가 고려에 살고 싶다 하고
더럽지 않다고 했음도 아울러 말합니다. 이를 볼 때 고려는 중국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나라였을 것이라 짐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