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광주광역시 남구 대촌동 칠석마을에는 국가무형문화재 제33호 “광주칠석고싸움놀이”가 전승되고 있습니다. 고싸움놀이는 주로 전라남도 일대에서 정월 대보름 전후에 행해지는 격렬한 남성집단놀이입니다. 고싸움의 고란 옷고름, 고맺음, 고풀이에서 보듯이 노끈의 한 가닥을 길게 늘여 둥그런 모양으로 맺은 것을 말하며, 2개의 고가 서로 맞붙어 싸움을 벌인다 해서 고싸움이라 부르는 것이지요.

고몸체는 단단해야 하므로 큰 통나무를 속에 넣고 동아줄로 감아 곧은 줄을 만듭니다. 고머리나 고몸체 줄은 사람이 걸터앉아도 두 다리가 땅에 닿지 않을 정도로 크지요. 고가 만들어지면 윗마을과 아랫마을이 공동으로 마을 앞에서 간단한 고사를 지내고 집집마다 돌며 마당밟이굿을 합니다. 고를 메고 고싸움 하러 나가기 전에 마을을 돌며 풍물굿으로 흥을 돋우지요. 양쪽의 고가 서로 가까이 다가서면 고를 높이 들었다 내렸다 하며 기세를 올립니다.
놀이꾼은 줄패장, 고를 메는 몰꾼, 고의 몸과 꼬리를 잡는 꼬리줄잡이, 치배(풍물굿에서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 등으로 구성됩니다. 우두머리인 줄패장은 고 위에 앉아 싸움을 이끌고, 부장들은 깃발을 휘둘러 기세를 북돋웁니다. 상대방의 고를 덮쳐 땅에 닿게 하면 이기는데, 승부가 나지 않을 경우 일단 고를 풀어서 줄로 만들어 2월 1일에 줄다리기로 승부를 내기도 하지요. 고싸움은 줄다리기와 마찬가지로 풍요를 기원하는 놀이이며, 놀이를 통하여 마을사람들의 하나됨을 다지는 집단놀이로서 의의를 지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