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뉴미디어 통신공동연구소가 얼마 전 가야금에 대해 실험을 했습니다. 울림통
위에 가루를 뿌린 뒤 주파수를 달리해 진동을 가하는 ‘클라드니 도형’ 실험입니다. 그
결과, 현에서 생기는 주파수인 100헤르츠에서는 울림통이 떨렸지만 현이 만들지 않는
주파수인 80헤르츠에서는 울림통이 꼼짝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현이 떨릴 때
울림통도 같이 떨려야 한다는 '고운 소리의 비결'을 눈으로 입증한 것이지요.
그뿐이 아닙니다. 가야금과 거문고의 울림통 재료로 쓰는 오동나무의 상피세포를
현미경으로 관찰하면 세포의 벽이 얇고 유연하며, 비중도 0.35에 불과합니다. 이에
비해 바이올린의 재료인 가문비나무는 규칙적이며 촘촘한 세포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그 때문에 우리의 현악기는 바이올린에 비해 음색이 부드럽다고 합니다. 가야금에도
우리 겨레의 과학이 숨어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