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정석현 기자] 국립극장(극장장 김철호)은 올해로 10회를 맞이한 2019 국립극장 ‘여우樂(락) 페스티벌(이하 여우락)’을 오는 7월 10일(수)부터 14일(일)까지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과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연다. 국립극장이 2010년부터 10년째 선보이고 있는 ‘여우락’(여기 우리 음악이 있다)은 한국음악에 뿌리를 두고 세계의 관객과 소통하는 음악을 목표로 해마다 7월 열어온 음악 잔치다.
한국음악의 새로운 발견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해마다 매진 행렬을 이어왔다. ‘여우락’은 그동안 한국보다 나라밖에서 먼저 인정받았던 공명, 이희문, 잠비나이, 바람곶, 노름마치 등의 예술가를 한국 관객에게 소개해 새로운 우리 음악 스타를 탄생시켰다. 또 ‘여우락’은 서로 다른 장르의 협연을 다양하게 주선했고, 이 무대 위에서 호흡을 맞췄던 예술가들이 영감을 발전시켜 합동 음반을 내놓거나 나라밖 페스티벌에 출연하는 등의 성과를 거두었다.
‘여우락’은 올해 국립극장을 벗어나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과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10돌 공연을 선보인다. 10년의 역사를 5일 동안 압축해서 보여주기 위해 그간 ‘여우락’을 이끌어온 스타들이 총출동한다. ‘여우락’ 성공의 큰 공신인 세 명의 예술감독 양방언과 나윤선, 원일은 각각 이름을 걸고 하루씩 공연을 꾸렸고, 이 중 양방언과 원일은 직접 무대에 올라 자신이 생각하는 ‘우리 음악의 정체성’을 들려준다. 마지막 날에는 10년의 역사를 자축하는 마지막 공연이 준비된다.
양방언의 여우락 ‘Passion & Future(패션 앤 퓨처)’에서는 양방언이 한ㆍ일 두 나라의 젊은 음악가를 모아 결성한 ‘여우락 드림 오케스트라’와 함께 무대에 오른다. 특히 ‘여우락’의 음악감독(2011년-2014년)으로 활동한 장재효가 타악 연주자로 합류해 초반 ‘여우락’의 열정을 기억하는 관객의 기대를 불러일으킨다.

양방언의 여우락 ‘패션 앤 퓨처(Passion & Future)’는 양방언의 대표곡은 물론 한국 무대에서 듣기 어려웠던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 음악을 국악기와 함께 새로 편곡해 연주한다. 또한 KBS 1TV 다큐멘터리 ‘3.1운동 100주년 특집 아리랑 로드’의 음악감독으로 작업한 곡 중 미공개 곡을 이 무대에서 처음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국악기와 서양 악기의 절묘한 조화로 우리 음악의 미래를 희망차게 그려낸다.
원일의 여우락 ‘13인의 달아나 밴드’ 공연에서는 우리 식(式)의 하드록 사운드를 들려준다. 전방위적 음악가 원일이 각 음악 분야 최고의 예술가 12인을 모아 결성한 프로젝트 그룹 ‘달아나 밴드’의 데뷔 공연이다. 원일은 밴드의 리더로 직접 사운드 메이킹과 DJ, 보컬, 타악을 맡아 출연하고 이희문, 서영도, 강권순 등 쟁쟁한 예술가가 에너지를 더한다. 한국문학사에 파격으로 기록된 시인 이상(李箱)의 오감도(烏瞰圖)의 한 구절인 ‘13인의 아해가 도로로 질주하오’에서 이름을 따온 밴드답게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실험적인 음악으로 전율적인 에너지를 보여준다.


세계적 재즈 뮤지션 나윤선은 나윤선의 여우락 ‘이아람×죠슬렝 미에니엘 after Wood & Steel(애프터 우드 앤 스틸)’ 공연을 준비했다. 이 공연은 2015년 ‘여우락’에서 이아람과 죠슬렝 미에니엘이 대금과 플루트의 환상적인 협연을 선보인 ‘우드 앤 스틸(Wood & Steel)’의 확장판이다. 나윤선은 이번 공연에 출연하지는 않지만, ‘여우락’ 예술감독을 맡으며 목표로 했던 ‘창의적인 우리 음악’을 가장 생생하게 보여준 무대가 ‘우드 앤 스틸(Wood & Steel)’이라고 평가하고, 이 공연을 10주년 무대로 준비했다.
이아람과 죠슬렝은 ‘여우락’ 이후에도 꾸준히 교감하며 다양한 연주곡목을 축적해왔는데, 이번 공연에선 동ㆍ서양의 대표적 관악기인 대금과 플루트가 자아내는 협연의 정수를 만날 수 있다. 188석 규모의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소규모 공연장의 백미를 백분 살려, 연주자의 호흡까지 느낄 수 있는 농밀한 무대를 선보인다.
마지막 날은 ‘열열, 여기 우리 음악이 있다’ 공연으로 여우락 10주년을 자축한다. 그간 ‘여우락’에 가장 많이 출연했던 ‘공명’과 ‘두번째달’, 한국적 유희와 스카 뮤직의 만남을 처음으로 시도한 ‘유희스카’(연희컴퍼니 유희+킹스턴 루디스카)가 마지막 무대를 맡았다.

이들은 자신의 대표곡과 함께 세 팀이 모두 어우러진 ‘잼’(jam, 서로의 곡을 바꿔서 연주하거나 새롭게 다 같이 연주함)무대를 준비 중이다. 초창기 ‘여우락’의 피날레를 장식했던 ‘여우락 잼 콘서트’는 우리 음악 특유의 즉흥성이 폭발한 순간으로 손꼽히며 많은 관객에게 ‘여우락에서 다시 보고 싶은 공연’으로 회자되어 왔다. ‘여우락’을 상징하는 순간으로 기억될 마지막 공연 ‘열열, 여기 우리 음악이 있다’에 주목해야 할 이유다.
경계를 넘나드는 우리 음악의 협연, 10년째를 맞이한 국립극장 대표 음악축제 ‘여우락 페스티벌’이 또 한 번 한국음악사의 신선한 역사가 될 준비를 하고 있다.
예매ㆍ문의 국립극장 누리집(www.ntok.go.kr) 또는 전화(02-2280-4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