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설의 말밑을 살펴보았는데 그에는 ''삼가고 조심하는 날' 즉, 몸과 마음을 바짝
죄어 조심하고 가다듬어 새해를 시작하라는 뜻도 있었지요. 작심삼일을 시작하는 설날,
그리고 먹고 노는 설날이 아니라 삼가고 조심하는 설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또 '설날'을
가리키는 잘못된 말 ‘구정’도 써서는 안 되지만 한자어 "정초(正初), 원단(元旦), 세수
(歲首), 세시(歲時), 세초(歲初), 연두(年頭), 연수(年首), 연시(年始)" 등을 쓰는 것도
삼가야 합니다. 아름다운 토박이말 ‘설’이 있는데 잘난 체를 하는 것은 어리석음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주위엔 떡도 못해 먹는 어려운 이웃이 있음입니다. 우리 겨레가 세밑에
‘담치기’ 풍속으로 설을 모두 함께 쇠려 했음을 본받아야 합니다. 주위에 보시하면 그
보답이 모두 내게로 다시 돌아온다는 것을 생각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