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 관현악 연주를 들으면 ‘첼로’나 ‘콘트라바스’가 내는 장엄한 저음부의 소리가
들립니다. 이런 저음부의 악기가 국악에도 있는데 바로 ‘아쟁’입니다. 아쟁(牙箏)은
고려 때 중국에서 들어와 정착된 것으로 원래 7현이었지만 지금은 9줄이나 10줄로도
만듭니다. 거문고보다 큰 몸통에 긁은 줄을 얹고, 개나리 나무로 만든 활대에 송진을
바르고 줄을 문질러 소리냅니다.
아쟁에는 정악아쟁과 산조아쟁이 있는데 정악아쟁은 연주자의 왼쪽에 놓이는 꼬리
부분이 아래쪽으로 구부러져 있습니다. 아쟁산조를 연주하거나 반주음악으로 쓰는
산조아쟁은 창극에서 효과음악을 연주하기 위하여 고안된 것입니다. 말총이 아닌
개나리 나무로 굵은 줄을 마찰시켜 거친 음색을 내지만 그 점이 아쟁의 특징이지요.
서양음악에서 전체 음악을 감싸고, 받쳐주는 첼로처럼 국악관현악에서 아쟁의 저음을
빼고 생각할 수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