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이사장 권경업)은 최근 철새 이동경로 연구를 통해 일본에서 우리나라(통영 소매물도)로 이동한 섬촉새의 경로를 처음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섬촉새는 촉새의 버금씨(아종)로 일본, 사할린, 쿠릴열도 등에서 번식하고 우리나라 소매물도 같은 남해안 섬 지역을 중심으로 적은 수가 월동하거나 통과하는 새다.



국립공원공단 연구진은 올해 3월 3일 한려해상국립공원 통영 소매물도에서 가락지가 붙은 섬촉새 1마리를 포획했다. 가락지 정보를 확인한 결과, 일본 야마시나조류연구소가 지난해 10월 24일 일본 후쿠이현 나카이케미(Nakaikemi) 습지에서 가락지를 붙여 날려 보낸 개체임을 야마시나조류연구소로부터 올해 4월 14일 최종 확인을 받았다. 이 섬촉새는 일본에서부터 우리나라까지 직선거리로 약 700km를 이동했으며, 일본에서 태어나 우리나라에서 겨울을 보내기 위해 이동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국립공원공단은 2005년부터 철새 이동경로를 밝히기 위해 철새 가락지부착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2019년까지 15년 동안 254종 8만 8,764개체의 조류에 일련번호가 기록된 가락지(인식표)를 붙였다. 그간, 가락지부착 조사를 통해 이동경로를 확인한 새는 모두 21종 34개체로 이들 가운데 우리나라와 일본 사이 이동이 확인 새는 10종 19개체로 약 56%를 차지한다. 이는 일본의 가락지부착조사가 다른 나라에 견줘 활발한 까닭으로 풀이된다.

종 설명
○ 촉새(Black-faced Bunting, Emberiza spodocephala)
몸길이 13cm 정도의 작은 새로 시베리아 둥부, 사할린, 일본, 중국 북부 등 극동지역에서 살며, 동남아에서 겨울을 나는 멧새과 새이다. 우리나라는 일부가 살며 대부분 나그네새로 통과하는 개체가 많다.
○ 섬촉새(Emberiza spodocephala personata)
촉새의 버금씨(아종)로 섬촉새는 일본, 사할린, 쿠릴열도 남부에서 번식한다. 우리나라는 적은 수가 남부지역을 통과하거나 남해 섬 지역에서 소수가 겨울을 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몸길이는 촉새와 비슷한 13cm이며, 야산의 숲속에 산다. 5월~7월 사이 4~6개의 알을 낳아 12~15일 정도 알을 품는다. 주로 곤충이나 잡초의 씨앗을 먹는다.
지금까지 이동거리가 확인된 가장 가까운 거리는 일본 나가사키현에서 가락지를 붙이고 전남 신안군 흑산도에서 발견된 ‘되새’로 478km를 이동했으며, 가장 멀리 이동한 새는 호주 브룸만에서 날아온 ‘붉은어깨도요’로 직선거리 5,839km를 날아왔다.
오장근 국립공원공단 국립공원연구원장은 “이번 섬촉새 가락지 확인으로 겨울철 남해안 섬 지역에서 적은 수가 관찰되던 섬촉새가 어디서 이동해왔는지 알게 되었다”라며, “가락지부착 조사를 기반으로 조류 보호와생태 파악 등 연구 저변을 확대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