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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신문과 함께 하는 시마을

호주머니에 넣었던 주먹, 이젠 꺼낼 때

[‘우리문화신문’과 함께 하는 시마을 27]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호주머니

 

                    - 윤 동 주

 

       넣을 것 없어

       걱정이던

       호주머니는,

 

       겨울만 되면

       주먹 두 개 갑북갑북.

 

 

 

 

텔레비전 프로그램 ‘동네 한 바퀴’에서 진행자가 정성껏 차린 밥상을 5,000원만 받는 할머니께 진행자가 조심스레 물었다. “이렇게 하면 남는 게 있어요.” 나직한 목소리였지만 할머니의 대답은 단호했다. “죽을 때 입는 수의에는 호주머니가 없다고 하잖아요. 돈이 아니라 사람이 남는 게 진짜 장사지요.” 그렇다. 사람이 죽어서 입는 수의에는 호주머니가 없다. 문상 온 사람이나 망자의 친척들이 노잣돈 하라고 돈을 내놓지만 이를 망자가 가져가지 못하고 후손들이 챙긴다.

 

그러나 우리 어렸을 적 가난한 시절에 입었던 옷에는 호주머니가 달렸어도 거기에 넣을 것이 없었다. 그래서 윤동주 시인은 겨울만 되면 그 호주머니에 ‘주먹 두 개 갑북갑북’ 넣었단다. 영혼이 맑은 윤동주 시인만이 생각해낼 수 있는 상상이다. 주먹이라도 넣어두면 마음이 따뜻해질 수 있음인가?

 

최근 뉴스들을 보면 “애플 호주머니 채워준 '호구' 이통사”, “줬다가 뺏은 장학금, 다시 총장 호주머니로?”, "트럼프, 푸틴 호주머니 속에서 놀아났다." 등 호주머니가 부정적인 이미지로 쓰이기도 한다. 하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호주머니에 넣은 손을 꺼내 가난한 이들에게 뻗으라”라고 호소했다. 코로나19 돌림병으로 많은 이들의 삶이 팍팍해지고, 마침내 목숨까지 버리는 일들이 있음이다. 가난한 시절 호주머니 속에 주먹 두 개만 넣었지만 이젠 그 주먹마저도 꺼내 가난한 이들에게 뻗어야 한다고 호소하는 것이다. 내가 어려워도 다리 밑 거지 움막 앞에 몰래 밥 한 솥 지어 갖다 놓아야만 죽어서 염라대왕에게 심판받지 않는다고 생각한 우리 겨레다.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김영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