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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끝나기를 비는 야마나시현 불축제

[맛있는 일본이야기 599]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불축제’라고는 했지만 사실 활활 태우고 남은 장작더미 위를 맨발로 걷는 행사로 이 축제가 의미하는 내용보다 외형만을 볼 때 화상을 입지 않을까 아찔한 생각이 든다. 타다 남은 장작더미 위를 맨발로 걸어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처음에는 뜨거울 줄 알았는데, 불 위를 걸어보니 전혀 뜨겁지 않았습니다. 코로나19를 뛰어넘어 건강하게 공부를 열심히 하고 싶습니다.” -초등학생 4학년(남), 참여자-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 코로나19가 끝나기를 기원하여 불 위를 걸었습니다. 내일부터 새로운 각오로 일상에 임하고 싶습니다.” -50대 여성 참여자-

 

 

이른바 <불 위를 걸어 악귀를 쫓는 축제(柴燈護摩火渡り修行, 이하 줄여서 ’불축제‘)>는 해마다 4월 29일, 야마나시현 고슈시(山梨県 甲州市)에 있는 호코지(放光寺)에서 하는 축제(마츠리)다. 이 절에선 해마다 불축제를 해왔지만, 지난해는 코로나19로 중단되었고 올해는 인원수를 줄여 소규모로 실시했다.

 

불축제는 1미터 남짓한 높이의 '호마단(護摩壇)'에 호마목(護摩木)을 쌓아 불을 붙인 뒤 불길이 잡히기를 기다려 타고 남은 장작더미 사이에 2미터쯤 길을 만들어 스님이 기도하며 맨발로 건너는 행사다. 뜨거운 장작더미 사이에 길을 냈다고는 하지만 불타는 장작더미 속을 걷기 좋게 정리한 것일 뿐 벌건 장작더미 위를 맨발로 걷는 모습은 아슬아슬하다.

 

장작더미를 걷는 스님은 무언가 주문을 외우며 뛰듯이 건넌다. 이렇게 스님이 무병장수를 비는 길 트기를 하고 나면 신도들이 그 뒤를 따른다. 이 행사는 무병장수를 빌며 악귀로부터 보호받는다는 뜻으로 해마다 열리는 축제(마츠리)다.

 

 

호코지(放光寺)는 1184년, 가마쿠라 막부 창립에 공을 세운 야스다 요시사다(安田義定)를 기려 세운 절이다. 야스다는 이 절을 세우고 교토에서 헤이안시대(平安時代, 794-1195)의 불교문화를 유입시켰는데 8척의 아미타삼존(阿彌田三尊)을 비롯하여 대일여래(大日如來), 애염명왕(愛鹽明王), 부동명왕(富同明王) 등이 이 시대의 불상들이 있다. 천년고찰 호코지에는 4월 29일의 불축제말고도 ‘꽃절’로 유명하다.

 

예부터 야마나시현(山梨県)을 대표하는 코가쿠지(向嶽寺)의 소나무, 에린지(恵林寺)의 벚꽃, 호코지(放光寺)의 매화라고 할 만큼 호코지에는 매화가 일품이다. 불축제에 날려버리든, 매화 향기에 날려버리든 일본도, 우리도 ‘코로나19’를 어서 물리쳤으면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