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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교수의 환경이야기

환경운동가 최열에 관한 진실

이명박 ‘대운하사업’에 반기를 들고 황령으로 몰려
[이상훈 교수의 환경이야기 57]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환경운동가 최열은 강원대 농화학과를 나왔다. 그는 68학번이고 학군단 장교 출신이니까 나와는 ROTC 10기 동기생이다. 그는 우리나라가 산업화를 추구하던 시기에 매우 영향력 있는 환경운동가였다.

 

1982년에 그는 환경공해문제연구소장이 되어 환경운동을 시작하였다. 당시는 국민 대부분이 깨끗한 환경보다는 경제 개발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던 시절이었다. 그는 1993년에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이 되었고, 이후 우리나라 환경 운동의 중심인물이 되었다. 그의 지명도가 높아지자 국회의원 선거 때만 되면 정치권에서는 그를 영입하려고 유혹을 했지만, 그는 8번이나 거절하였다. 나는 그가 초심을 잃지 않고 환경 운동이라는 외길만을 걸어온 점을 매우 존경스럽게 생각한다.

 

그런데 그는 기업인들에게서는 좋은 평을 받지 못한다. 대학 동창 모임에 가서 최열이라는 사람을 아느냐고 물어보니 대부분 “그 사람, 환경운동 하다가 비리 때문에 감옥살이까지 한 사람 아니야?”라는 반응이다.

 

진실은 무엇일까? 2008년 9월 24일 MBC 뉴스데스크의 다음과 같은 보도가 기록에 남아있다.

 

아나운서: 환경운동연합 최열 전 사무총장이 후원금을 개인적으로 유용한 의심이 드는 정황을 검찰이 포착했습니다.

기자: 검찰 특수부가 환경운동연합의 후원금을 횡령한 혐의로 최열 환경재단 대표를 소환한 것입니다.

기자: (최열 대표에게) 검찰에 몇 번 가셨어요? 횡령 건으로.

최열/환경재단 이사장: 횡령 건으로 3번인가 4번 갔죠.

기자: 가셨을 때 몇 시까지 조사받으셨어요?

최열: 밤늦게까지 받았죠, 밤늦게 12시, 1시까지 받았는데 처음 특수부에서 조사받으면 얼마나 불안합니까? 돈을 벌려고 하면 장사를 해하지, 어떻게 환경운동을 해서 무슨 돈을 법니까?

 

기자: 최열 대표는 1993년 우리나라 최초로 민간환경단체를 설립해 30년을 환경운동에 헌신해온 인물입니다. 한국시민 운동의 상징적인 존재이기도 한데요. 그런 그가 하루아침에 후원금을 횡령한 부도덕한 시민운동가로 낙인찍힌 채 자신이 몸담았던 환경단체가 샅샅이 털리는 수모를 당했습니다. 빼돌린 돈을 딸의 유학자금으로 썼다는 언론 보도까지 나왔습니다.

최열: 우리 딸이 가장 괴로워했죠. 전혀 근거 없이 언론사에서 아빠가 횡령한 돈으로 미국 유학을 하였다. 이런 식으로 막 하니까 딸의 처지에서는 굉장히 괴로울 것 아닙니까.

기자: 특수부는 검찰 내부에서 기획한 사건이나 첩보에 따른 사건을 수사합니다. 최열 대표는 왜 특수부에 표적이 되었을까요?

최열: 진실을 밝힐 겁니다. 그러면 누가 이걸 (수사) 시작했는가. 궁금하잖아요. 알아보니까 이게 청와대에서 하명수사로 지시해서 시작됐다. 그런 얘기를 들었어요.

 

해설: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있을 때만 해도 두 사람의 관계는 좋았다고 합니다.

최열: 그 전에 (이명박 전 대통령) 서울 시장할 때는 자주 만났으니까 (이명박 전 대통령이) 저보고 최열 씨 4대강, 그때는 대운하죠, 대운하 이 부분에 대해서 좀 협력해 달라고. 그래서 제가 다른 건 몰라도 그런 건 절대 협력할 수 없습니다. 흐르는 물을 막아서 강이 맑아진 역사가 없습니다.

 

기자: 이명박 대통령의 제1공약이었던 한반도 대운하 사업을 대통령 면전에서 반대했던 최열 대표, 이후로도 그는 대운하 반대운동을 주도하며 천만 서명 운동을 선언합니다. (한반도 운하 백지화 선언 기자회견). 운하 반대 여론이 7~80%에 달하자 이 대통령은 한반도 대운하를 포기했습니다. 하지만 정권에 반기를 든 대가가 바로 돌아왔습니다. 중앙지검 특수부는 7명의 검사와 40여 명의 수사관을 투입해 환경단체 지부는 물론 후원기업까지 소환했고 (10층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수백 명의 계좌를 뒤졌습니다. 환경재단 이미경 상임이사가 당시 기록한 바에 따르면 특수부에 소환된 사람이 102명에 달했다고 합니다.

 

이미경/환경재단 상임이사: (검찰 특수부에) 3번 갔는데 핵심은 특정기업이 기부를 했는데 그 기부할 당시에 어떤 환경사고가 있었다는 거예요. 그걸 무마하기 위해 (돈을) 준 게 아니냐. (검사가) 이런 식으로 계속 질문을 해서 이분 (검사)들이 선의의 기부가 뭔지에 대해서 전혀 공감을 못하더라고요. 그 대가성을 찾으려고 관련된 돈, 들어온 날짜 근처에 그 기업의 어떤 사건 사고 같은 걸 막 찾더라고요.

 

위와 같은 내용의 보도가 나간 후 70일이 지났다. 2008년 12월 3일 MBC 뉴스데스크에서 다음과 같은 보도가 나갔다.

 

신경민 아나운서: 법원이 환경재단 최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습니다. 곤혹스러운 검찰은 불구속 재판에서 횡령 여부를 다투게 됐습니다.

기자: 횡령에서 막힌 검찰은 알선수재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수배 중이던 이광문 광성개발 대표가 특수부에 잡혀간 것도 그 무렵.

이광문/전 광성개발 대표: 검사의 첫 마디가 그렇더라고요. 서울(중앙) 지검 특수부는 당신처럼 피라미 잡는 데가 아니다. 지금 당신이 최열 대표를 자기들한테 넘겨주면 바로 풀어주겠다. 그런 식으로 얘기를 하더라고요. 최열 대표한테 돈 줬다는 내용 한마디만 해주라. 그러면 나머지는 자기네들이 다 짜 맞추겠다.

 

기자: 수사검사의 끈질긴 회유에도 끝내 그가 진술을 거부하자 이번엔 부장검사가 직접 나섰다고 합니다. 당시 특수3부 부장검사는 김기동. 그는 2008년 BBK 수사실무책임자로 이명박 대통령에게 면죄부를 준 검사입니다.

이광문: 김기동 부장이 나한테 그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자기가 BBK 수사하면서 부부장(검사)으로 공을 세운 사람이다. 그래서 MB정권 때는 자기가 잘나간다. 그러니 최열 대표를 구속하는데 협조해 주면 당신이 평생 살아가면서 검찰에 불편한 일 있으면 나서서 전부 도와 줄 테니 이번 최열 대표를 구속하는데 협조 좀 해 달라. 자기네들 말로는 빅딜(Big Deal)이라고 그럽디다, 빅딜!

 

횡령 혐의를 수사하던 검찰은 알선수재로 방향을 틀었다. 최열 대표가 업자로부터 1억 3,000만 원 돈을 받고 김문수 경기지사에게 친환경 산업단지 개발을 청탁했다는 혐의를 찾아내었다. 그러나 최열 대표의 주장은 “전셋집을 얻어야 하는 상황에서 제때 돈을 마련할 수 없어 오랜 지인으로부터 부족한 돈을 빌렸다가 갚았다”라는 것이다. 환경재단의 확인에 따르면, 검찰이 주장하는 ‘알선이 약속됐다는 모임’ 때 최열 대표는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었다. 환경운동연합과 환경재단을 대상으로 한 후원금 횡령 수사에서 별다른 성과를 올리지 못한 검찰이 별건 수사를 했다고 의심을 받는 부분이다. 그런데 알선수재에 대한 구속영장도 기각되었다.

 

2번의 구속영장이 기각되었지만, 검찰은 기부금 횡령과 알선수재 혐의로 최열 대표를 기소하였다. 재판은 불구속 상태에서 진행되었다. 재판은 3심까지 무려 4년 동안이나 끌었다. 그동안 최열 대표는 무죄추정의 원칙 아래에서 재판을 받았겠지만, 보수 언론들의 보도는 결코 최열 대표에게 호의적이지 않았다. 환경운동가를 호의적으로 보지 않는 기업인들에게 최열 대표는 “환경운동 한다고 하면서 돈 받아먹은 나쁜 인간”으로 각인되고 있었다.

 

2013년 2월 15일 대법원은 횡령은 무죄, 알선수죄는 징역 1년의 유죄를 선고했다. 알선수재 혐의는 1심에서 무죄, 추가 증거 없이 2심에서는 유죄, 대법원에서는 실형 1년으로 확정되었다. 당시의 판결을 주관한 판사는 신영철 대법관이었다. 여러분은 기억하실 것이다. 신영철 대법관은 촛불집회 관련 재판에 부당한 압력을 가했다는 이유로 시민단체로부터 불신임을 받았었다.

 

2019년에 진행된 조국 교수와 부인에 대한 검찰의 가혹한 수사는 온 국민에게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2008년에 진행된 환경운동가 최열에 대한 검찰 특수부의 가혹한 수사를 기억하는 사람은 드물다.


 

 

최열 씨는 1년 감옥살이를 하고 나온 뒤, 현재는 환경재단 이사장으로서 환경 운동을 활발히 계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