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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그리고 우리말

[토박이말 살리기]-열달(10월)에 알고 쓰면 좋을 토박이말

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의 토박이말 살리기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살리기]-열달(10월)에 알고 쓰면 좋을 토박이말

 

 

건들장마가 잦다는 말을 할 만큼 비가 자주 오긴 합니다. 하지만 그야말로 쪽빛 하늘을 자주 볼 수 있는 가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가을 나들이를 나선 사람들로 길이 많이 막힌다는 기별도 들으셨을 겁니다.

 

온이 가을로 가득 찬다는 지난 온가을달에도 올된 벼, 감, 밤을 맛보신 분도 계셨을 것입니다. 이제 온갖 열매를 거두어들이는 열매달 ‘열달’입니다. 아람이 벌은 밤송이를 곳곳에서 볼 수 있고 떨어진 알밤을 줍기도 할 것입니다. 힘을 들여 보늬까지 벗긴 밤은 날로 먹어도 맛있고 삶아 먹어도 맛있고 구워 먹으면 짜장 고소합니다. 그래서 남이 까준 밤이 그렇게 더 맛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여러 가지 열매는 말할 것도 없고 봄부터 여름까지 잘 가꾼 벼, 수수, 콩 따위를 가을걷이를 해서 갈무리하느라 바빠서 일손이 많이 모자라는 철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가을에는 부지깽이도 덤벙인다(덤빈다/뛴다)”는 말도 있나 봅니다.

 

바심한 햅쌀로 지은 하얀 쌀밥을 안다미로 담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철이기도 합니다. 먹거리가 많아서 맛맛으로 먹으며 먹는 즐거움을 마음껏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나뭇잎들도 때깔이 곱게 물들면 그 고까잎을 구경하러 나서기도 하겠지요.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입고 온 알록달록한 옷이 또 다른 구경거리가 되기도 할 것입니다.

 

이달에는 단군 임금님께서 고조선이라는 나라를 세우신 것을 기리는 하늘연날 개천절도 있고, 온 누리 으뜸 글자로 자랑스럽게 여기는 우리 글 한글을 기리는 한글날 잔치가 곳곳에서 열릴 것입니다. 찬이슬이 내린다는 ‘찬이슬’을 거쳐서 서리가 내린다는 '서릿날'이 지나고 나면 겨울이 가까워질 것입니다. 가을 맛을 듬뿍 느끼시고 다가오는 겨울을 따뜻한 마음으로 맞이하길 바랍니다.

 

1)쪽빛: 짙은 파란빛

2)올되다: 열매나 곡식 따위가 제철보다 일찍 익다

3)열달: 10월을 다듬은 말

4)아람: 밤이나 상수리 따위가 넉넉히 익어 저절로 떨어질 만큼 됨. 또는 그런 열매

5)보늬: 밤이나 도토리 따위의 속껍질

6)가을걷이: 가을에 익은 곡식을 거두어들임=추수

7)갈무리하다: 물건 따위를 가지런하게 해서 잘 간수하다=저장하다

8)바심하다: 곡식의 이삭을 떨어서 낟알을 거두다

9)안다미로: 담은 것이 그릇에 넘치도록 많이

10)맛맛으로: 입맛을 새롭게 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 먹거리를 조금씩 바꾸어 가며 다른 맛으로

11)고까잎: ‘단풍’을 다듬은 말

12)찬이슬: ‘한로’를 다듬은 말

13)서릿날: ‘상강’을 다듬은 말

 

오늘도 토박이말에 마음을 써 봐 주시고 좋아해 주시며 둘레 사람들에게 나눠 주시는 여러분 모두 고맙습니다. 

 

4354해 열달 열사흘 삿날(2021년 10월 13일 수요일)바람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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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경남일보에도 보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