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사람들은 뒷간을 맡는 귀신인 변소각시가 있다고 믿었습니다. 지방에 따라
측신(厠神), 칙간조신, 부출각시, 칙시부인, 칙도부인이라고 하며, 젊은 여자귀신이라고
생각했지요. 6이 들어 있는 날짜에 나타난다고 하여 이날은 뒷간에 가는 것을
삼가기도 했습니다. 아이들이 뒷간에 신발을 빠뜨리거나 사람이 뒷간에 빠지면
떡과 여러 음식을 차려놓고 측신에게 빕니다.
이 측신각시는 머리카락이 길어서 그것을 자기 발에 걸어놓고 세는 것이 일인데
그러다가 사람이 뒷간에 올 때 자기를 놀라게 하면 그 머리카락을 뒤집어씌우는데
그러면 그 사람은 병이 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밤에 뒷간에 갈 때는 헛기침을
한다고 하지요. 강원도에서는 뒷간을 지으면 길일 밤을 택해서 뒷간에 불을 켜고,
그 앞에 음식을 차린 다음, 측신부적을 써 놓고 제를 지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