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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름과 멈춤

[정운복의 아침시평 118]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나관중은 《삼국지연의》의 첫 구절을 이렇게 시작합니다.

"오늘도 장강은 유유히 흐른다."

어찌 장강(양쯔강)만 흐르겠습니까? 인생도 흐르고 역사도 흐르고 시간도 흘러갑니다.

 

흘러야 인생입니다.

흐름이 멈추면 인생 또한 멈추게 됩니다.

강물도 그러하지만, 시간과 마음도 흐르게 해야 합니다.

내가 가진 것도 흐르게 해야 합니다. 멈추면 썩기 때문이지요.

 

많은 사람이 나의 곳간에 더 많이 쌓아두려 노력합니다.

그건 흐름을 방해하는 멈춤일 수 있습니다.

 

파도는 흔적을 남기지 않습니다.

하지만 끊임없는 움직임이

매끄러운 조약돌을 만들고 고운 모래를 만듭니다.

옹달샘을 퍼내지 않으면 고인 물이 되어 썩게 마련이고

썩지 않더라도 흐름이 멈추고 나면 쉬 마르게 마련입니다.

그러니 흐름을 유지하는 것은 살아있음의 다른 표현입니다.

 

 

성인의 몸에는 약 5~6리터의 혈액이 있습니다.

그 혈액은 끊임없이 흘러야 합니다.

몸의 곳곳에 산소와 영양이 공급되어야 살 수 있으니까요.

그 흐름이 멈추면 삶도 끝나게 되겠지요.

 

맹자 진심장(盡心章)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습니다.

“마음의 수양은 욕심을 줄이는 것보다 좋은 것이 없다.”

(養心莫善於寡欲)

 

욕심을 내려놓고 재물을 나누며 흐름에 동참해야 합니다.

나이를 먹을수록 입은 닫고 지갑을 열어야 한다는 명제가

큰 울림으로 다가옵니다.

마지막 걸치는 옷, 수의에는 주머니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