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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정치를 편 ‘세종의 길’ 함께 걷기

세종정신 세계에 알릴 한국적 기념관을 세울 때

[‘세종의 길’ 함께 걷기 96]

[우리문화신문=김광옥 수원대학교 명예교수]  세종 시대의 인물을 살피고 있는데 전회에서는 하경복(河敬復)을 다루었다. 이어 하경복에 대한 세종의 마음을 알아보기 이전에 지난 7월 4일 국회의원 회관 대회의실에서 ‘세종정신 되살리기 대토론회’가 있어 시의에 맞추어 그 내용을 알아보자. 이번 토론회는 ‘세종대왕 나신 곳 복원과 기념관 건립’이라는 주제로 종로구 최재형국회의원실과 (사)세종대왕기념사업회와 (사)전주이씨 대동종약원이 함께 주관했다. 지난 3월 9일 청와대 개방을 맞이하여 그 계기가 마련된 것이다.

 

세종대왕 나신 곳은 현재 통인동 길거리에 표지석 하나밖에 없어서 그 필요성은 여러 번 강조된 바 있었으나 이번 청와대 개방이 당위성을 안겨주고 있다. 그리고 기념관은 현재 홍릉에 기념사업회 건물이 있으나 출판물 등의 사업을 하고 있어 실제 기념관 취지와는 다르다. 이날 회의에서 제기되었던 내용을 요약해 보자.

 

 

준수방을 복원하자

 

한글문화협회의 리대로 대표는 ‘세종정신과 한글을 빛내는 길’ 발표에서 우리나라가 일어난 밑바탕에는 쉬운 우리말글로 국민과 정부가 한마음이 되게 한 세종 정신과 한글이 있다고 했다. 이후 박정희 대통령이 한글 단체의 소리를 듣고 정책에 반영한 것은 민주주의의 모범사례가 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한국인들은 세종대왕을 존경한다고 하면서 세종이 어디서 태어났는지 어떤 일을 했는지 잘 모르고 있다. 그리고 세종 이 태어난 옛 준수방 근처에 표지판 하나 세워 놓고 있다. 이제 대통령 집무실이 용산으로 옮겨갔으니 이 문제를 풀 좋은 기회가 왔다.

 

 

세종은 1397년 5월 15일 아버지 태종이 임금이 되기 전에 경복궁 옆 ‘준수방’에서 태어났다. 세종은 4살 때 아버지가 임금이 되어 경복궁으로 들어가 자라고 임금이 되었지만, 경복궁과 북악산 아래서 태어나 뛰놀고 학문을 닦고 자랐다. 그러므로 경복궁 청와대, 세종마을, 준수방이 모두 세종의 발길이 닿은 곳이다. 그래서 이곳 가운데 어느 곳에든 세종대왕 탄신기념관을 지어야 한다.

 

더불어 청와대에는 세종 정신과 업적을 담아야 한다. 오늘날 영빈관이 있는 곳에서 직접 농사를 체험하고 풍년을 빌었듯 청와대에 세종이 한 일들을 전시하고 보여주도록 한다. 세종 시대 세계 처음으로 만든 해시계, 물시계, 신기전 등 과학 창조물을 전시하고 잔디밭에 한글 조형물도 만들어 보여주자고 제안한다.

 

더불어 경복궁 안에 세종 정신을 나타낼 기념물이 없다고 보아 세종 업적 가운데 가장 훌륭한 업적인 한글이 경복궁에서 태어난 것을 알리는 뜻으로 ‘광화문’의 현판을 한글로 달아 외국인에게 우리말을 알리자는 것이다.

 

 

다시 ‘세종시대’를 열어야 한다

 

이어 (사)세종대왕기념사업회의 이종강 대외협력처장은 ‘세종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1957년 5월부터 활동한 사단법인은 발기인으로 최현배, 이희승 박사 등이었다. 그 간 한 일은 1968.07 ~ 2021 : 국역본 》《세종장헌대왕실록》 제1집을 펴냈다. 이어 《조선왕조실록 》 222권, 《승정원일기》 7책, 한문고전 325책, 한글고전 20책, 과학기술고전 71책 등 모두 830책을 국역하여 펴냈다.

 

특히 1968년 10월에는 한글날 기념식과 세종대왕 기념관 기공식을 홍릉에서 거행했다. 또 1995년 10월에는 《조선왕조실록》 국역본 전자책 CD-ROM을 펴냈으며, 2000년 9월에는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 건립했고, 2005년 12월에는 한글날을 국경일로 제정하였다.

 

이어 현 대통령도 주장했듯이 국민통합은 ‘세종대왕의 백성사랑 정신에 바탕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세종마을가꾸기 조기태 회장은 조선시대 행정편제상 5부 52방 가운데 ‘준수방’은 지금의 종로구 통인동, 옥인동 일대인데 이곳에 세종 탄신의 역사성과 장소성을 기억할 만한 장소가 없으니 74년 만에 청와대가 국민의 품으로 돌아오고 대통령실이 용산로 옮겨간 이 시기에 자수궁 터인 옥인동 45-1이나 준수방 터인 옥인동 10번지에 ‘세종대왕 기념관’ 건립을 검토해 볼 것을 제안했다.

 

그동안 장소를 확인한 구체적 터를 제시하고 있다. 그밖에 토론에 나선 연구자들도 의견을 제시했다.

 

 

토론에서 나온 의견들

 

이주화(대한황실문화원)이사는 앞으로 세종대왕기념관 준수방 → 영추문 → 경복궁으로 연결하는 어가 행사로 지역사회 발전 및 문화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 이어 한글문화의 발생지로 메타버스 활용 외국인 홍보교육과 국가 관광 활성화가 진행될 것을 기대했다.

 

진용옥 경희대명예 교수는 ‘원정 큰 임금이 나신 곳이 준수방 신교실(新敎室)로 밝혀져 이를 고고학적 탐사방식[GPR]으로 확인한 뒤 서울시 기념지로 지정하여야 한다.’라고 했다.

 

그 밖에 최은경(광화문도성잇기추진회)은 경복궁 후원을 청와대 자리를 다듬었음을 참작하여 세종의 백성사랑 정신과 대한민국 ‘민(民)의 정신’이 만나고, 청와대 뜰에 15세기 과학적 르네상스를 이룬 세종의 상징물을 두자고 제안했다.

 

김슬옹(세종국어문화원원장)은 1956년 이래 66년째 이루어지고 있는 세종대왕 업적기리기 운동은 이번 기회에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생가터 근처 혹은 청와대 건물을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기념관 세우기

 

여러 의견을 종합해 보면 기념관을 세우는 일은 위인을 기리는 최소한의 예의이고 표시이다. 여기서 세종 기념관에 대하여 생각해 볼 일이 있다.

 

첫째 기념관의 장소다. 태어난 곳을 이야기하고 있어 준수방 터, 일하신 곳 청와대 터, 돌아가신 곳인 여주 가운데서 세우면 합리적일 것이다.

 

둘째 조촐한 기념관 건물보다 링컨기념관처럼 건물 자체가 기념물이 되는 규모가 필요할 것이다. 규모의 크기를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건물의 시대적, 건축학적, 미학적 의미가 있어야 할 것이다.

 

셋째 많은 사람의 접근성과 시설을 활용할 기반시설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청와대가 용산으로 이전한 이번 기회에 한글을 창제하신 세종의 정신을 세계적으로 알려내고 한류의 세계화 촉진에 세종을 알리는 한국적 기념관을 세우는 일은 값어치가 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