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전기의 문신이며 천문학자인 김돈이 지은 흠경각기(欽敬閣記)를 보면 세종 20년
정월에 흠경각(欽敬閣)을 완성하여 그 안에 물시계를 설치하였다고 적고 있습니다. 곧,
강녕전 서쪽에 흠경각을 짓고, 그 안에 시각과 사계절을 나타내는 옥루기륜(玉漏機輪)을
설치한 것입니다. 흠경이란 말은 ‘농경사회 지배자가 해야 할 중요한 일인 하늘을 보고
농경에 필요한 절기를 정하여 알리는 일’인 ‘관상수시(觀象授時)’를 실천하는 집이란
뜻입니다.
세종은 흠경각을 편전인 천추전 가까이 짓고, 수시로 드나들며, 천체의 운행을 관찰하여
농사지을 때를 알아 백성에게 알려주고, 하늘의 차고 비는 이치를 깨달아 왕도정치의
본보기로 삼았습니다. 또 세종은 흠경각루에는 갖추어놓은 춘하추동의 풍경과 7달의
농사짓는 모습을 보며 백성 사랑과 농사의 중요성을 늘 되새겼습니다. 세종은 백성을
끔찍이 사랑한 임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