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예전에 보름달을 보고 계수나무 아래서 토끼가 방아를 찧고 있다고 믿었습니다.
어려운 시절에는 방아 찧는 상상만 해도 풍요해질 수 있었을 것입니다. 우리나라처럼
인도, 중앙아메리카에서도 달에서 토끼를 보았고, 유럽에서는 보석 목걸이를 한 여인의
옆얼굴, 책 또는 거울을 들고 있은 여인을 상상했다고 합니다. 두꺼비, 당나귀, 사자의
모습을 생각한 나라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선 보름달이 뜨는 날은 정월대보름과 한가위처럼 풍요로운 큰 명절이지만
서양에서 달은 주로 마귀할멈이나 늑대인간 등 무시무시한 악령과 연관된 핼러윈데위
등 귀신의 날입니다. 서양에서는 달의 영기를 받으면 미친다고 여겨 미친 사람을 '달의
영기를 받은 사람(lunatic)'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렇게 똑같은 사물을 놓고도 다른
전혀 문화가 생깁니다. 그래서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받아들일 때 우리는 더불어 사는
평화를 얻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