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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나무도 들국화도 없습니다

열매의 달콤함은 세월을 기다린 자의 몫
[정운복의 아침시평 148]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산에는 참나무도 존재하지 않고 들국화도 없습니다.

참나무는 떡갈나무, 신갈나무, 졸참나무, 굴참나무, 상수리나무, 갈참나무를 아울러서 말하는 것이고 들국화도 산국, 감국, 뇌향국, 구절초, 갯국화, 개미취, 쑥부쟁이를 아울러서 말하는 것이기 때문이지요.

 

우리말에 ‘참’이라는 접두사는 명사 앞에 붙어 진짜 또는 참이라는 뜻을 나타내니 진짜 나무라는 의미입니다. 참나무는 목재로서의 값어치와 도토리를 구황 식량으로 사용하였기 때문에 사랑받아 온 나무입니다. 아브라함이 하느님을 만난 곳도 도토리나무 밑에서였다고 합니다. 세계적으로 도토리를 식용으로 하는 나라는 매우 드믄데, 남북한만 해당한다고 하니 우리 식문화의 다양성이 대단함을 알 수 있습니다.

 

그 이름을 보면 생활 밀착형임을 알 수 있습니다.

큰 잎으로 떡을 싸서 쪘다고 해서 떡갈나무,

짚신 깔창으로 사용했다고 해서 신갈나무,

가을 늦게까지 단풍잎을 볼 수 있다고 가을 참나무인 갈참나무,

껍질을 굴피집 재료로 썼다고 해서 굴참나무…

 

 

흉년엔 도토리가 풍년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물론 이 말은 세월이 사람을 길러낸다는 의미로 쓰입니다.

하지만, 5월 모내기 철에 비가 많이 오면 풍년이 드는 대신

도토리꽃이 떨어지니 도토리가 흉작이 되고

반대로 가뭄이 지속될 때는 흉년이 되지만

만발한 도토리꽃이 풍작을 가져오는 것이지요.

 

도토리 가운데 가장 품질이 좋은 것은 재롱도토리입니다.

졸참나무의 열매로 40%에 가까운 전분 함량을 가지며

가장 찰져서 묵을 쑤었을 때 정말 맛있다고 하지요.

 

재롱도토리가 맛있는 이유가 있습니다.

도토리 가운데서 가장 늦게 익기 때문입니다.

조생종보다는 늦게 익어 떨어지는 만생종이 맛이 납니다.

이는 도토리뿐 아니라 모든 열매의 공통점이고 보면

세월 속에서 서서히 익어가는 것의 중요함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무엇이든 오래 참고 인내해야 합니다.

열매의 달콤함은 세월을 기다린 자의 몫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