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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 코뿔소의 경고

[정운복의 아침시평 154]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2013년 세계경제포럼에서 처음으로 제시한 개념입니다.

회색 코뿔소는 2톤에 달하는 큰 덩치를 갖고 있으니

코뿔소가 다가오면 크게 흔들리는 땅의 진동과 소리로 인해 누구나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미리 대비하지 않아서 재앙에 맞닥뜨리는 것을 ‘회색 코뿔소’라고 표현합니다.

 

 

회색 코뿔소라고 불리는 상황은 주로 위험 신호를 무시하고,

위기에 대한 사전 예방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거나

일의 우선순위를 잘못 설정하거나

책임성이 없어 발생한다고 하지요.

 

다시 말하면 평소 건드리지 않으면 사람을 공격하지 않는 코뿔소가

갑자기 달려든다면 아무것도 못 하고 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즉 지속적인 경고로 충분히 예상은 할 수 있는 일을 간과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요즘은 지폐를 사용할 일이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 플라스틱 재질의 신용카드를 사용하지요.

신용카드를 사용할 때는 다음 달 요금이 폭탄으로 나올 것을 알면서도

당장 빠져나가는 느낌이 들지 않으니 신나게 사용합니다.

매달 결제일이 되면 회색 코뿔소가 돌진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지요.

 

그래서 월급날이 되면 윤동주의 서시가 생각나기도 합니다.

"이번 달에도 월급이 통장에 스치운다."

 

유비무환(有備無患)의 반대말은 무비유환(無備有患)입니다.

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큰 화를 당할 수 있다는 이야기지요.

미리 백신을 맞으면 질병에 걸릴 위험이 줄어들고

작은 개밋둑을 막으면 저수지의 붕괴를 막을 수 있습니다.

 

하여튼 우리나라에서 볼 수 없는 회색 코뿔소가 인구에 회자하는 것은

미리 준비하지 못하는 사회의 단면, 그 민낯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깝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