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호의 대동여지도(大東輿地圖)를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그 지도가 1책에서
22책에 이르는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절첩식 책자로 모두 펼치면 6.7미터×4미터짜리의
대형지도임은 잘 모릅니다. 실물을 본 사람은 그 크기에 압도될 정도라고 하는데 보급을
위해 목판으로까지 새겼을 정도입니다. 또 대동여지도의 정밀함은 20세기 초 일본 해군이
가지고 있던 근대식 지도보다 더 우수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대동여지도를 만들기 전에 김정호는 동여도(東與圖)라는 채색 필사본을 먼저
만들었습니다. 동여도는 김정호가 직접 손으로 그려 대동여지도보다 5천여 개 이상의
정보가 더 들어갈 정도로 정밀하고 우리나라 고지도 가운데서 가장 많은 정보를 담은
전국지도입니다. 김정호는 이 지도를 만든 뒤 대중들이 쉽게 볼 수 있도록 대동여지도를
만든 것으로 짐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