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의 세종영릉에 가면 세종대왕 동상이 있는데 그 아래에 “세종대왕 능역 정화비”가
있습니다. 그것을 잘 읽어보면 “나라에 독특한 글자 없음을 한탄하시어”라는 부분이
보입니다. 하지만 세종임금은 독특한 글자를 만드신 것이 아니라 나라 말씀이 중국과
달라서 백성이 얘기하고 싶은 것이 있어도 하지 못하는 것을 개탄하시어 만든 글자입니다. 그런데 세종이 잠들어 계신 영릉의 능역 정화비에 이렇게 새기다니 한심한 일입니다.
그 정화비에는 그뿐만 아니라 “박정희 대통령께서는 ~ 분부를 내리셨다. ~ 이 뜻을
받들어”라는 글귀도 보입니다. 아무리 군사독재 시절의 작품이라 하지만 아부의 정도가
심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기에 “1975년”을 “一九七五년”이라고 한자를 쓴 것도 눈에
거슬립니다. 세종영릉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위대한 인물이 잠들어 계신 곳인데 이런
잘못이 방치되고 있으니 안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