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지만 어떤 사물을 크기로만 견주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경복궁은 전통적인 조선인의 미관과 세계관을 조화롭게 표현한 건축물인데 검소하면서도 부족하지 않고 화려하면서도 사치하지 않은 궁궐이라고 말합니다. 자금성은 엄청난 크기, 엄격한 대칭, 깎아지른 직선으로 삼엄하고 답답한 느낌이 들지만 경복궁은 열린 구조로 자연과 조화를 이루면서 자연을 궁궐로 이끌어오고, 어디에서나 문을 열면 그 문을 통해 마치 한 폭의 동양화를 걸어놓은 듯한 느낌을 줍니다. 우리 것의 올바른 가치를 아는 것이 참 종요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