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은 우리나라가 전해지는 역사서나 책, 문헌이 없다고 한탄합니다. 실제 중국에서 전해지는 역사서들이나 문헌에 견주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역사서는 별로 없는 게 사실입니다. 게다가 일부 역사서는 편찬자가 사대주의에 빠져 기록된 것들이라고 문제제기를 받는 것도 있습니다. 하지만 책이나 문헌은 세계문화유산에 올라있는
≪조선왕조실록≫, ≪승정원 일기≫ 따위를 보아도 꼭 그런 것은 아닙니다.
다만 옛책들은 임진왜란, 625전쟁 등 전란 탓에 불타거나, 일본, 프랑스 등의 외세에
약탈당한 경우가 많습니다. 또 그와 반대로 어떤 책은 극적으로 목숨을 건지기도 했구요.
예를 들면 이규경이 쓴 백과사전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는 군밤장수가 포장지로 쓰는 것을 최남선이 찾아냈는데 6·25전쟁 때 그만 불타버렸습니다. 다행히도 그 불타버린 책으로 필사본을 만들어 두었기에 겨우 목숨을 건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