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발꿈치에게 자신의 높음을 자랑했다. ‘온몸이 나를 높이고 그대는 몸의
아랫부분이니, 그대는 나의 종이 아닌가?’ 발꿈치가 말했다. ‘그대는 하늘을 이고 있고,
나는 땅을 밟고 있다. 그대는 오히려 이고 있는 것이 있지만 나는 땅을 밟고 있으면서도
감히 무시하지 않는데, 그대는 어찌 홀로 스스로 높이는가? 온몸이 그대를 높이는 것은
내가 받들어 주기 때문인데, 나의 공을 잊고 도리어 나를 천대한단 말인가? 그대가 높은
것을 자랑하는데 그대 또한 아래에 있을 때가 없겠는가? 이 말을 들은 머리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조선 영조임금 때 규장각 교리를 지낸 성대중이 쓴 “청성잡기(靑城雜記)”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세상의 모든 것은 다 나름의 가치가 있게 마련인데 자신이 마치 최고인
것처럼 으스대고 다른 이를 무시하는 사람은 언젠가 이렇게 망신을 당할 수 있는
것이라는 교훈을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