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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치 그리고 행사

아기부처님 목욕시키는 마음의 열린선원 '관불축제'

소외된 사람들이 함께하는 세상으로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부처님오신날(불기 2568년)을 맞아 어제(15일) ‘저잣거리 포교사’로 이름난 무상법현 스님 절 열린선원의 ‘부처님오신날 봉축 관불(灌佛) 축제’에 다녀왔다. 보통 이날 행사는 ‘봉축법요식(奉祝法要式): 부처님 탄신을 기리고 마음의 등불을 밝히는 불교의식)’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고 있어 ‘의식 행사’에 초점을 맞춘 듯한 느낌을 주는데 견주어 열린선원의 봉축행사는 ‘관불축제’라는 이름으로 열려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진정으로 부처님이 이 땅에 오신 의미를 기리는 뜻 있는 시간이었다.

 

 

 

열린선원의 관불축제는 낮 3시부터 진행되었는데 맨 처음, 6법공양으로 향, 등, 차, 쌀, 꽃, 과일 등을 부처님전에 올리는 것을 시작으로 여러 불자들과 체코에서 온 스님, 목사님, 문화예술인, 국회의원, 구의회의장, 구청장, 시ㆍ구의원, 자원봉사자 등이 참석하여 아기부처님을 목욕시키는 의식으로 이어졌다. 이어 참석자들의 축사(덕담)과 풀피리공연, 대금 연주, 가수 노래 등이 중간에 선보여 딱딱하지 않은 편안한 ‘부처님 오신 날 잔치’를 즐겼다.

 

관불축제에서 무상법현 스님은 “참선의 세 가지 요소는 첫째는 큰 신심(大信根)이고, 둘째는 큰 분심(大憤志)이며, 셋째는 큰 의심(大疑情)이라고 하면서 자기의 삶이 올바른 길을 가고 있는지, 그렇게 살아오지 못한 삶에 대한 철저한 반성을 토대로 큰 신심을 내서 남은 생을 살아가야 할 것”이라는 내용으로 불자들의 마음자세를 서산대사의 《선가귀감》을 들어 알기 쉽게 설법해 주었다.

 

 

이어, 관불축제에 참석한 최재영 목사의 축사가 있었다. 최 목사는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기독교와 불교, 너와 나의 경계를 허물고 우리가 본질적으로 하나라는 의식을 가졌으면 좋겠다.”라면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부처님 말씀은 “자등명 법등명(自燈明 法燈明)으로 곧 너희들은 자신을 등불로 삼고 자신에게 의지하라. 또한 법을 등불로 삼고 법에 의지하라.”라는 말이라고 풀이하면서 앞으로 불교와 기독교인의 인사는 할렐루야와 나무미타불을 합성한 ‘할레타불’이라고 하면 어떻겠냐고 말하는 바람에 법당 안은 웃음바다를 이뤘다.

 

이날 관불축제 사회는 해학과 익살스러운 말이 일품인 무상법현 스님이 맡아 진행하여 엄숙 일변도의 법요식 분위기와는 달리 시종일관 편안한 분위기 속에 웃음소리 넘쳐나는 그야말로 부처님 탄신 잔칫날다운 분위기였다.

 

한편, 김종규 삼성출판박물관 관장, 박주민 국회의원, 김우영 국회의원, 기노만 은평구 구의회의장, 김미경 은평구청장 등의 축사가 이어졌는데 이들은 입을 모아 “부처님 오신날을 맞아 더 나은 세상, 정의로운 세상, 약자들이 함께 가는 세상, 소외된 사람들이 함께 가는 세상을 만들어 갔으면 합니다. 앞으로 부처님의 뜻을 널리 펼지는 일에 적극 동참하겠습니다. 불자 여러분께 축하 말씀드립니다.”라는 취지의 축사를 했다.

 

 

또한 일본 나가노현에서 신슈만다라회 대표 오네야먀 신류(小根山 心瑠)와 일본인들이 관불축제에 참가하여 자리를 빛냈다. 이들은 무상법현 스님이 주지로 있는 일본 나가노에 있는 금강사에서 일제강점기 마쓰시로 대본영(松代 大本營) 건설 공사에 동원된 조선인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천도법회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했던 이들이다.

 

마쓰시로 대본영은 일제가 태평양전쟁에서 패할 가능성이 커지자, 본토 결전에 대비해 왕궁과 행정기관 등을 도쿄에서 이전할 목적으로 극비리에 나가노시 마쓰시로 지역에 만든 대규모 지하 시설이다. 마쓰시로 대본영 건설에 동원된 조선인은 7천 명가량으로 추정되며 열악한 노동에 내몰려 수백 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상법현 스님은 2023년 7월 15일, 나가노현 금강사에서 한국인 처음으로 조선인 희생자들을 위한 추도법회를 연 바 있다.

 

온종일 봄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가운데 은평구에 있는 열린선원에서 부처님오신날 함께 한 ‘관불축제’는 여타 다른 곳의 불교의식에 견주어 편안하면서도 뜻깊은 불교했사였다.

 

저잣거리 선원으로 알려진 열린선원은 서울 은평구 역촌시장에서 17년째 전법을 하다가  지금의 신사동( 29-122)으로 이운 개원하였다.(2022.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