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안승열 명리학자] 명리학이 맛을 탐구하는 이유는 맛으로 음식의 음양이나 오행을 구분하여 모자라는 기운은 더하고 남는 기운은 중화하여 병의 치료나 체질 개선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음식은 치료약보다 효과가 적지만, 보다 다루기 쉽고 부작용이 덜하다. 때로는 가성비가 높아서 특히 재활이나 회복기의 환자에게는 약보다 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미 각
인간의 오감 중에서 우리를 가장 행복하게 하는 감각은 미각(味覺: 맛에 대한 감각적 인식)이다. 미각의 첫 단계는 음식의 맛 물질이 혀의 표면에 존재하는 유두의 맛 봉오리(미뢰) 속에 존재하는 미세포를 화학적으로 자극하는 것이다. 따라서 맛 물질은 물에 잘 녹는 성분이라야 한다. 맛 물질이 물에 녹아 전도성 이온이 되고 이것이 미세포로 유입되면 전기 에너지가 발생한다. 이 에너지는 척수를 거쳐 뇌신경 세포에 전달되고 미각으로 인식 된다.

순수한 맛의 종류
미뢰가 느끼는 순수한 맛은 단맛(감미) 신맛(산미) 짠맛(함미) 쓴맛(고미)로 알려져 왔으나 근자에 감칠맛(umami- 일본어에서 유래)이라는 다섯 번째 맛이 추가 되었다., 음식에는 통상 이 맛들이 혼합되어 있다. 미뢰가 구분하는 맛은 최대 200가지까지 된다고 한다. 미각은 사람마다 다소 다를 수 있으므로 맛의 구분은 최다수의 느낌을 기준으로 한다.
① 단맛에 대한 인간의 욕구, 집착은 매우 강하다. 단맛은 대체로 설탕과 유사한 유기화합물에서 나온다. 그러나 알코올류, 아민류 등에서도 느낄 수 있다. 당도는 설탕과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평가된다. 그 정도가 설탕의 200배나 되는 단맛도 있다.
② 신맛은 기운을 돋우는 특유의 상쾌한 맛이며 보통 향기를 수반한다. 따라서 신맛은 대부분 음식의 맛을 좋게 하고 식욕을 증진시킨다. 신맛의 화학 성분은 유기 또는 무기산이다. 산이 물에 녹으면 수소 양이온과 유기나 무기의 음이온으로 분해되어 비로소 신맛을 내게 된다. 신맛의 정도는 수소이온 농도가 좌우하지만 정비례하지는 않는다. 같은 농도라도 무기산보다 유기산에서 신맛을 더 강하게 느낀다..
③ 쓴맛은 대부분 알칼로이드 계통으로 많은 사람들이 낮은 농도에도 예민하게 느끼며 대체로 불쾌감을 준다. 그러나 적당한 농도로 희석되어 씁쓰름해지면 입맛을 돋우기도 한다. 신맛 등과 혼합되어 독특한 풍미를 만들기도 한다. 심장을 안정시키는 약은 대부분 쓰다.
④ 짠맛은 조리의 기본이 되는 맛이다. 그 성분은 알칼리성 금속의 염으로 소금 같은 무기염이 대표적이나 유기산 염도 있다. 예를 들어, 레몬산의 염은 유기산의 풍미가 가미되어 향긋한 짠맛을 낸다. 소금은 짠맛의 기준이며 그 농도가 체액과 비슷한 1%일 정도일 때 가장 좋은 미각으로 느껴진다. 참고로 바닷물의 염도는 평균 3.5%이다.
⑤ 감칠맛은 여러 가지 성분이 혼합되어 나타나는 복잡 미묘한 맛이나 대체로 구수한 맛이다. 감칠맛의 성분은 각종 아미노산과 단백질 같은 질소화합물 등이며 버섯, 해조류, 새우, 조개류 등에 풍부하다. 화학 성분은 MSG 같은 글루타민산소다 이거나 핵산 계통이며 천연식품에서 추출하거나 공업적으로 대량 합성도 가능하다.
위와 같은 순수한 맛 외에도 매운맛 떫은맛 등이 있는데 이들은 사실 미각이 아니다.
⑥ 매운맛은 일종의 통각(痛覺)으로 그 성분이 입술 입안 혀 목구멍 콧속 등의 점막을 물리적으로 강하게 자극(때린다는 표현이 더 적당함)할 때에 느낀다. 이러한 자극이 대사를 촉진하여 소화액의 분비를 돕기도 한다. 매운맛은 양기로 작용하여 땀구멍을 열어서 해열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진통과 항염 등의 작용이 있으며 유해 미생물을 억제한다. 지나친 매운맛은 대추나 꿀 같은 단맛이나 시고 쓴 레몬 자몽 등으로 완화할 수 있다. 매운맛을 기름진 음식이나 차거나 익히지 않은 채소류, 부패하기 쉬운 생선 등의 바다 음식을 조리하는데 사용하면 위에 열거한 이로운 점들을 추구할 수 있다. 매운맛은 대부분 다른 맛과 섞이면서 쌉싸름한 매운맛 시큼한 매운맛 등으로 다양하게 변모한다.
매운맛을 내는 음식과 그 주성분은 아래와 같다.
고추 - 캡사이신 - 침샘 위 자극 식욕촉진 대사촉진 지방분해.
마늘 - 알리신(유화 아미노산 )- 살균 신진대사 촉진.
생강 - 진저롤 쇼가올 -담즙 생성, 체온 상승, 감기 예방, 날 음식 살균, 식중독 예방.
겨자 - 와사비와 사촌지간 이다. 겨자는 씨를, 와사비는 고추냉이의 뿌리를 갈아 만든다.
주성분은 모두 시니그린.
그 밖에 파 양파 계피 등도 매운 맛을 낸다.
⑦ 떫은맛- 혀의 표면에는 단백질의 일종인 부드럽고 끈끈한 점막이 존재하는데 떫은맛은 이 단백질을 응고, 수축시킨다. 이때 미뢰가 일시적으로 마비되어 발생하는 특유의 감각이다. 압각(壓覺-압박하는 느낌)의 일종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떫은 음식에는 순수한 맛도 섞여 있게 되는데 이런 혼합으로 더 불쾌해지거나 또는 미식가의 맛이 되기도 한다.
떫은맛은 솔잎, 오배자(붉나무 열매), 밤의 속 껍질, 도토리, 덜 익은 감, 차 등에 들어 있다. 대부분 폴리페놀 또는 알데하이드 계통이거나 설익은 감이나 차에 많은 탄닌의 맛이다. 철, 동 등 금속의 맛도 떫다. 포도주의 떫은 맛은 많은 사람들이 먹을 수 있는 맛이라고 인정한다. 종종 지방이 산패(지방이나 유기물이 산화하는 현상)하면 이런 맛이 생기기도 한다..
⑧ 아린맛- 고사리, 토란, 가지, 우엉, 감자, 도라지 등에서 느낄 수 있으며 철, 은, 주석 같은 금속 이온도 유사한 맛을 낸다.
음기와 양기의 맛
이상, 여러 종류의 맛 물질은 화학적 또는 물리적 에너지를 갖고 있다.
음기의 맛과 양기의 맛 그리고 그들이 하는 일(=에너지)은 아래와 같다.
※ 다음 연재는 ‘5절 인체의 음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