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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한범 교수의 우리음악 이야기

<50돌 기념 동문연주회>, 상상만으로도 행복

[서한범 교수의 우리음악 이야기 705]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단국대 국악과에서 1980년대 초, 타악(打樂) 전공과 경서도 민요 전공을 신설하게 된 배경 이야기를 하였다.

 

일반적으로 대학 국악과의 전공과목은 기악(器樂)이 중심이었다. 이에 견줘 성악 분야는 그 뒤에 가곡(歌曲)과 판소리, 경서도창(京西道唱) 전공들이 신설되면서 해당 분야가 확대되었고, 이어 타악(打樂)이나 국악이론, 국악작곡 등도 전공 교과목으로 개설되었다.

 

특히, 타악 전공의 중요성은 벌써부터 인지되고 있었으나, 정작 전공분야로는 매우 늦게 선정이 된 셈이다. 서양음악의 지휘 형태와는 달리, 정악(正樂)과 민속악(民俗樂)합주에 있어서 지휘자의 역할은 바로 장고나 북 중심인데도, 타악기가 전공분야로 자리 잡지 못한 상황은 어떻게 해석해야 좋을지 모를 일이다. 뒤늦게 타악 전공을 포함하게 된 것은 어쩌면 시대의 요청이 아닌가 한다.

 

현재, 각 대학에서의 세부 전공 분야는 조금씩 차이를 보이고 있으나, 대체로 기악분야로는 피리, 대금, 해금, 거문고, 가야금 외에 소금과 단소, 아쟁, 타악(장고ㆍ꽹과리)등의 기악 분야 전공과 성악분야의 정가, 판소리, 경서도창, 그리고 국악이론과 작곡 분야가 전공 교과목으로 확대 운영되고 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내가 몸담고 있던 단국대 국악과의 경우는 1984년에 천안교정에서 신설, 운영되다가 약 15년이 지났을 무렵, 1999년도에는 서울 한남동 교정으로 이전을 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학과의 공식행사나 개개인의 활동도 밤늦도록 연장되면서 자연스럽게 서울에서 이루어지는 국악계의 공식 행사라든가 악단의 공연, 그리고 명인 명창을 비롯한 전문가들의 발표회에도 쉽게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무렵, 나는 평소에 뜻을 같이하는 국악계의 선후배 및 큰 제자들과 함께 <한국전통음악학회>를 설립하고 실기 분야뿐 아니라, 국악의 학문 분야, 곧 국악학(國樂學) 분야를 활성화하기 위한 활동을 시작한 것이다.

 

 

 

대학원의 석ㆍ박사과정 원생들이 늘어나면서 논문의 발표기회도 얻게 되고, 년 1~2회 국악학 학술대회를 여는 등, 국악의 학문적 연구에도 참여할 기회를 마련한 것이다.

 

동 학회는 매해 <한국전통음악학>란 학술지를 펴냈으며, 여름, 겨울방학 기간에는 국제적 학술교류 사업도 펼치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겨울 방학에는 미국 <UCLA>와 공동으로, 『Korean Music Symposium』을 열며 한국음악학 관련 강의라든가 토론회를 가졌고, 저녁에는 <한국전통음악연주회>를 통해 한국음악의 위상을 높이는 일에 일조했다고 생각한다.

 

그런가 하면, 여름방학에는 중국의 <연변예술대학>과 정례적인 ‘학술 및 실연(實演)교류회’를 통해 우리 전통음악의 이해를 넓혀 왔다.

 

13회를 지속해 온 미국 UCLA에서의 Korean Music Symposium과 중국 연변예술대학에서 이어 온 20년 동안의 교류회에 말없이 동참해 준, 각 대학의 국악과 교수 및 인간문화재 급 명인명창, 대학원의 석ㆍ박사, 기타 학부 학생들에게 이 지면을 통해 다시 한번 고맙다는 마음을 전한다.

 

 

 

또 하나, 학과의 이름을 알리면서 개인적으로도 보람을 느껴 온 사업이 있다면, 그것은 2005년도부터 국가적 사업으로 시행되어 온 <국악분야 예술 강사의 지원사업>이었다. 우리 학과가 서울시 책임단체로 선정되어, 국악교육의 제반 활성화 사업을 주도해 나가면서 동분서주(東奔西走)했던 시간은 지금 다시 생각해 보아도 매우 의미 있는 활동들이었다고 자부한다.

 

이러한 일련의 성공 결과는 대학 당국의 절대적인 관심과 협조가 있었기에 가능했고, 이와 함께 적극적이고 참신한 사고와 활동력을 지닌 윤명원 교수의 능력, 실무를 맡았던 유병진 군을 위시한 몇몇 졸업생들의 헌신적인 동참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과거에도 그러했고, 지금도 나는 우리 단국대 국악과 졸업생들의 전문적인 능력이나 성실한 생활 태도를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것은 국공립 국악기관을 비롯하여 각급 연주단체나 교육기관에서 우리음악 활성화의 중추적 역할을 해 오고 있는 졸업생 제자들의 능력을 믿기 때문이며 진실한 태도로 사람을 대하고 이웃을 섬기는 인품까지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언제나 따듯한 모교의 관심과 여러 교수의 사랑과 열정, 그 위에 자신만의 남다른 노력으로 이 길에 매진해 왔다는 아름다운 전통은 꾸준히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오늘 모교를 사랑하는 일념으로 자랑스러운 이 무대에 함께 오른 모든 동문 연주자들, 협연자, 지휘자, 그리고 객석을 메운 동문들과 단국가족 모두에게 고맙다는 마음을 전하며 아울러 10년 뒤, <50주년 기념 동문 음악회>를 더더욱 멋지게 준비해 보자고 제의하고자 한다.

 

그날, 우리는 모두 손에 손을 잡고 더더욱 기쁜 날을 맞게 될 것이 분명하다는 생각에 나는 벌써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