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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한국 전통 반닫이와 서양식 책상의 절묘한 만남!

국립민속박물관 파주 수장고 깜짝 전시 《외국인을 사로잡은 모던타입 반닫이》 열어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장상훈)은 2025년 5월 27일(화)부터 11월 16일(일)까지 수장고 속 깜짝(Pop-up) 전연다. 지금까지 새로운 수집 소장품을 대상으로 다양한 깜짝 전시를 선보였던 파주관은 이번에 2024년 영국 아일린 커리어Eileen Reeve Currier, 1926~2024(아래 ‘아일린’) 가족이 기증한 책상형 반닫이를 주요 전시 대상으로 선정하였다.

 

□ 한국 반닫이 외형과 서양식 책상 기능을 융합한 목가구

전시된 책상형 반닫이는 1920년대에서 1930년대까지 서울의 테일러상회 골동품 상점에서 판매한 목가구로, 당시 외국인들은 반닫이를 발음대로 “PAN-DA-JI” 혹은 “Cash Box돈궤”라고 불렀다. 겉모습은 수많은 나비 장석으로 장식된 한국의 아름다운 전통 반닫이지만, 상판을 내리면 책상이 되고 하단부를 열면 3단 서랍장으로 구성되어 있어 서양식 가구의 실용적인 기능 또한 담겨 있다. 이러한 형태의 책상형 반닫이는 당시 외국인, 특히 미국인과 유럽인에게 “모던타입Modern-Type”이라는 이름으로 유명세를 타며 기능적인 가구이자 매력적인 실내장식 소품처럼 활용하였다.

 

 

국내에 희귀한 책상형 반닫이, 그 내력과 값어치

아일린은 1926년 출생 이후 1940년 캐나다로 이주할 때까지 한국에서 생활하였다. 그녀의 부모님은 재한 외국인 사회의 저명인사로 활약하면서 테일러상회를 운영한 테일러(Taylor) 가족과도 교류하였다. 테일러상회는 테일러 형제가 1910년대부터 1930년대까지 오늘날 서울 태평로와 소공동 일대에서 운영한 종합무역상사로, 한국의 전통 고미술품과 소위 “모던타입”의 각종 가구 등을 취급한 골동품 상점도 운영하였다. 아일린 가족은 여기서 책상형 반닫이를 샀다.

 

세월이 흘러 1940년 제2차 세계대전의 여파로 가족 모두 캐나다로 이주하였고, 이때 책상형 반닫이도 함께 한국을 떠났다. 아일린은 1992년 어머니로부터 책상형 반닫이를 물려받았다. 이후 2023년 국립민속박물관은 영국 현지 조사에서 아일린과 인연을 맺게 되었고, 2024년 그의 사후 셋째 딸인 자넷 커리어(Janet Currier, 1963~)가 책상형 반닫이를 국립민속박물관에 기증하였다. 이렇게 다시 한국에 돌아온 책상형 반닫이는 현재 국내에 거의 남아있지 않은 테일러상회 판매 목가구라는 점에서 매우 희귀하며, 소장자와 사용내력 등이 명확하다는 측면에서 박물관 자료로 소장 값어치가 높다.

 

 

□ 세계민속으로의 주제 확장과 파주관 수장고 속 깜짝 전시

파주관 깜짝 전시의 주요 전시 대상으로 2024년 조선과 서양 양식의 천문도를 함께 담은 보물 〈신ㆍ구법천문도〉에 이어, 올해 한국과 서양의 기능과 미감의 융합이 돋보이는 〈책상형 반닫이〉를 꼽은한 것은 현재 국립민속박물관이 지향하는 세계민속으로의 주제 확장과도 연관성이 있다.

 

또한 깜짝 전시와 연계된 여러 소장자료도 파주관에서 볼 수 있다. 16수장고에서 다양한 한국의 전통 반닫이를, 민속아카이브센터 《기증자의 서가》에서는 아일린이 기증한 근대 한국 생활 자료의 일부 관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