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내일은 우리 겨레가 예부터 설날ㆍ한식ㆍ한가위와 함께 4대 명절로 즐긴 단오입니다. 이제 그 명맥이 끊길 위기에 놓였지만, 단오도 명절이기에 단오장, 단오첩, 부채나누기, 대추나무 시집보내기, 씨름 같은 여러 가지 세시풍속이 있었습니다. 이 가운데 특히 ‘단오장(端午粧)’이란 세시풍속은 단옷날 아낙네들이 특별히 하는 화장을 말합니다. 아낙네들은 창포뿌리를 잘라 비녀로 만들어 머리에 꽂아 두통과 재액(災厄)을 막고, 창포 삶은 물에 머리를 감아 윤기를 냈지요. 또 단옷날 새벽 상춧잎에 맺힌 이슬을 받아 분을 개어 얼굴에 바르면 버짐이 피지 않고 피부가 고와진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아낙네들이 단오장을 할 때 남자들은 단옷날 창포뿌리를 허리에 차고 다니는데, 그렇게 하면 '귀신을 물리친다.'라고 믿었지요. 단옷날 가운데서도 낮 11시부터 1시까지 곧 오시(午時)가 가장 양기가 왕성한 때로 농가에서는 약쑥, 익모초, 찔레꽃 따위를 따서 말려두는데, 오시에 뜯은 약쑥을 다발로 묶어서 대문 옆에 세워두면 재액을 물리친다고 믿었습니다. 그리고 창포주 등의 약주를 마시는 것도 나쁜 일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지요.
동지의 달력 선물과 함께 단오에 부채를 선물하는 풍속이 있었는데 이 두 풍속을 아울러 “하선동력(夏扇冬曆)”이라 합니다. 해마다 단오에 공조(工曹)에서는 부채를 만들어 임금께 진상(進上)하는데 임금은 이 부채에 자연 경치ㆍ꽃ㆍ새 따위 그림을 그려 신하들에게 나눠 주고 그렇게 선물을 받은 사람은 또 주위 사람들에게 부채를 선물하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부채를 선물하는 풍습에는 더위 타지 말고 건강히 지내라는 뜻이 담겨 있는 것이지만, 이제 에어컨에 밀려 부채를 쓰지 않는 세상이라 부채를 선물하지 않는 세상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