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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

민족의 영산 지리산 천왕봉에 성모상 복원

지역 주민의 염원이 모여 최소 800년 이상 이어진 역사적 풍경을 되살려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지리산국립공원경남사무소(소장 김종식)는 지리산 천왕봉에서 최소 800년 이상 자리를 지켜왔던 지리산 성모상(聖母像)이 지역주민의 힘으로 새롭게 조성·복원되었다고 밝혔다. 지리산 성모상은 고려 태조의 어머니 위숙왕후, 석가모니의 어머니 마야부인, 또는 지리산 산신으로 여겨지며 오랜 세월 동안 영호남 주민들의 마음속에 천왕봉의 상징으로 자리해 온 지리산 대표 향토문화 자원이다.

 

 

성모상에 대한 가장 오래된 기록은 1188년 《고려사》에 등장하며, 이후 김종직 등 조선시대 문인들의 《지리산 유람기》와 조선전기 관찬 지리지인 《신증동국여지승람》 등 다양한 고문헌에도 남악 지리산 최고봉에 모셔진 호국신앙의 상징으로 기록하고 있다.

 

※ 김종직의 《유두류록》(유람일 1472년 8월) 중에서 : 이른바 ‘성모’는 석상인데, 눈과 눈썹, 그리고 머리 부분에 모두 색칠을 해 놓았다. 목에 갈라진 금이 있어 그 까닭을 물으니, “태조께서 인원에서 왜구를 물리치던 해에 왜구들이 이 봉우리에 올라 칼로 석상을 쪼개고 갔는데, 후세 사람들이 다시 붙여놓았다고 합니다”라고 하였다.

 

그러나 1970년대 성모상이 갑작스럽게 분실 되었고, 이후 천왕성모를 제자리에 복원하기 위한 지역사회의 여러 시도가 있었지만 성사되지 못했다.

 

 

 

이번 성모상 천왕봉 복원은 성모상의 제자리를 되찾고자 하는 산청군 시천면 주민들의 오랜 염원을 지리산국립공원경남사무소에 건의하면서 이루어졌으며,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기반으로 고문헌과 옛 사진에 근거한 지리산 성모상 원위치 복원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지리산을 통해 하늘에 소망을 기원하였던 우리 민족의 신성한 공간 천왕봉의 역사적 의미를 전승하는 것이다.

 

박선홍 자원보전과장은 “지리산 성모상은 오랫동안 천왕봉과 함께해 온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다시 천년을 이어가는 지리산의 마루지(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탐방객께서도 그 값어치를 존중하여 주시고, 지리산을 찾아 자연이 주는 행복을 누리시며 마음속에 담은 소망도 조용히 기원하고 가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