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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해를 거두어 가는 바람', '해걷이바람'

[하루 하나 오늘 토박이말]해걷이바람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구름이 해를 조금 가리고 바람까지 부니 한결 시원한 느낌이 드는 아침입니다.

오늘은 어제보다 덜 뜨겁게 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 알려드릴 토박이말은 '해걷이바람'입니다. 먼저 이 말을 보시고 이 말이 무슨 뜻일 것 같으세요? 제가 볼 때 이 글을 보시는 분들 가운데 이 말을 처음 보신 분들도 말의 뜻을 어림하실 수 있는 분들이 많지 않을 것입니다.

 

말의 짜임이 '해'+'걷이'+'바람'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바람'을 가리키는 말이라는 것은 바로 알 수 있고 앞에 있는 '해+걷이'에서 '걷이'가 '널거나 깐 것을 다른 곳으로 치우거나 한곳에 두다'는 뜻을 가진 '걷다'에서 온 말이라는 것을 안다면 '아침부터 떠 있던 해를 거두어 가듯 부는 바람'이라고 어림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 '해 질 녘에 부는 바람'이라고 풀이를 하고 있는데 이런 풀이와 어림한 뜻이 크게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저녁 무렵, 하루를 마감하는 때 불어서 땀을 식혀 주는 바람이 바로 '해걷이바람'인 것입니다. 해를 거두어 가듯 부는 바람이라고 빗대어 이름을 붙였다는 것이 참 남다르게 느껴지는 것은 저만이 아닐 것입니다.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말 짓는 슬기가 오롯이 담겨 있는 말들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배곳(학교)에서 배운 말로 하면 '육풍'이 됩니다. 하지만 '육풍'을 토박이말로 '뭍바람'이라고 했고 삶의 발자취를 더해 '해걷이바람'이라는 또 다른 이름을 붙여 써 온 것입니다. 이런 말들을 잘 갈무리해 어릴 때부터 가르치고 배워서 나날살이에 부려 쓰며 살도록 하는 일에 힘께 힘과 슬기를 모아야 할 때라는 것을 거듭 힘주어 말씀 드립니다. 우리 겨레의 삶과 얼이 깃들어 있고 늘 함께했던 이런 말에서 우리다움이 물씬 드러나고 이런 말을 바탕으로 우리만의 빛깔을 내는 새로운 삶꽃(문화)을 피워가야 할 것입니다.

 

뜨거울 오늘 하루도 해걷이바람이 식혀 줄 것 같지 않으세요? 아침부터 부는 이 바람이 '해걷이바람'으로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더위가 이어지고 있지만 '해걷이바람'을 생각하며 시원하게 보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