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날씨알림 때문인지 참으로 그런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아침부터 덥습니다. 불볕이 여러 날을 쉬지 않고 내리 쬐니 그런 것 같습니다. 이런 더위를 식힐 수 있는 여름 말미(방학, 휴가)가 있으니 다들 시원하게 잘 보내고 오시기를 바랍니다.
오늘 알려드릴 토박이말은 '해발쪽'입니다. 이 말은 어제 알려드린 '해발리다'와 이어지는 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입이나 구멍 따위가 속이 들여다보일 정도로 조금 넓게 바라진 모양'이라고 풀이를 하고 있는데 풀이말에 나오는 '바라지다'의 본디꼴 '발아지다'와 '발리다'가 서로 이어진다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제 아이들이 보고 싶어하는 빛그림(영화)를 보여줬습니다. 한 아이의 돌잔치를 곁들여 먼저 하고 맛있는 군것을 먹으며 볼 수 있게 해 주었지요. 환한 얼굴로 해발쭉 웃는 아이들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이렇게 쓸 수 있겠습니다.
'해발쪽'과 비슷한 말로 '해발쪽이'가 있으며 '해발쪽'의 움직씨(동사), 그림씨(형용사)는 '해발쪽하다'입니다. '입이나 구멍 따위가 여럿이 다 또는 자꾸 속이 들여다보일 정도로 조금 넓게 바라지는 모양'은 '해발쪽해발쪽'인데 이 말의 움직씨(동사), 그림씨(형용사)는 '해발쪽해발쪽하다'입니다. '해발쪽'의 큰 말은 '헤벌쭉'이고 '헤벌쭉'의 '움직씨(동사), 그림씨(형용사)는 '헤벌쭉하다'죠. '입이나 구멍 따위가 여럿이 다 또는 자꾸 속이 들여다보일 정도로 넓게 벌어지는 모양'은 '헤벌쭉헤벌쭉'이고 이 말의 '움직씨(동사), 그림씨(형용사)는 '헤벌쭉헤벌쭉하다'입니다. '이가 드러나 보일 정도로 입을 크게 벌리고 자꾸 웃다'는 '헤벌쭉거리다'또는 '헤벌쭉대다'라고 합니다.
'헤벌쭉거리다', '헤벌쭉대다'가 있으면 '해발쪽거리다', '해발쪽대다'는 말도 쓸 수 있을 것 같은데 이 두 말을 말집(사전)에서 찾으면 '북한어'라고 해 놓았더라구요. 이런 풀이가 우리말의 쓰임을 가두어 버리는 것 같아서 안타깝기도 합니다.
웃을 때, 잠을 잘 때, 깜짝 놀랐을 때의 입을 나타낼 때 그냥 '입을 벌리고 웃는다', '입을 벌리고 잔다', '놀라서 입이 벌어졌다'처럼 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서랍이 열려 있을 때, 항아리가 깨져 안에 있는 것이 다 보이게 된것을 나타낼 때 만큼(정도)에 따라 '해발쪽', '헤벌쭉'을 떠올려 써 보시기 바랍니다. 밋밋하게 보일 수 있는 말과 글을 더욱 생생하게 해 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