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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가래나무로 만든 임금의 관 ‘재궁(梓宮)’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5131]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의식의 모범’이라는 뜻의 《의궤((儀軌)》. 이 《의궤》는 영상도, 사진도 없던 조선에서 많은 복잡한 의식과 행사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치러졌던 비결이었습니다. 한 행사가 끝나면 그 행사의 모든 것을 세세히 정리해 두는 ‘공식 행사보고서’자, 행사를 치른 적이 없는 이들도 그대로 따라 하기만 하면 행사를 준비할 수 있는 ‘행사 지침서’였지요. 이 《의궤》 가운데 국상이 있을 때 국장도감을 설치해 국장을 치른 모든 과정을 날짜순으로 기록한 등록(謄錄)을 만들었다가 후일에 참고하기 위해 다른 자료를 추가, 의궤(儀軌)로 정리했는데 그것이 《국장도감의궤(國葬都監儀軌)입니다.

 

국내에 현존하고 있는 국장도감의궤는 모두 29종이며, 1608년 선조의 국장에 관한 기록인 《선조국장도감일이방의궤 宣祖國葬都監一二房儀軌》가 첫 기록입니다. 이밖에 왕세자ㆍ세자빈의 예장(禮葬) 때 기록인 예장도감의궤 10종이 별도로 있습니다. 《국장도감의궤》의 내용과 체재는 작성연대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대개 1800년대에 들어와 더욱 종합된 형식이 갖추어져 있지요.

 

 

참고로 조선 임금의 관은 ‘재궁(梓宮)’이라고 하는데 여기서 가래나무 재(榟)‘자를 써서 “임금이 죽은 뒤 마지막으로 머무는 궁전”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유교 경전인 《예기(禮記)》에 보면 효도를 다 할 때 가래나무로 관을 만들어야 한다고 돼 있습니다. 그것은 가래나무가 벌레에 강하고 썩지 않는 성질이 있어서 주검을 오래 보관하기에 알맞으며, 조선시대엔 가래나무를 신령한 나무로 하늘과 사람을 이어주는 매개체로 여겼습니다. 따라서 이 재궁을 통해 죽은 임금은 하늘로 돌아간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1800년에 펴낸 《정조대왕국장도감의궤(正祖大王國葬都監儀軌)》를 보면 이 재궁의 실물 구조도가 매우 정교하게 그려져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