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청렴새(淸鳥)
희고 맑은 선풍 도골 그립네 (돌)
아침 이슬에 젖은 저 백로여 (달)
해맑은 눈망울엔 꿈이 가득 (빛)
백로는 백로로 살고 있다네 (심)
... 25.9.1. 불한시사 합작시

청렴새(淸鳥) 또는 현조(懸鳥)는 두루미과에 속하는 백로(白鷺)의 다른 이름이다. 백로가 공식 이름이지만 문헌상에서 다양한 별칭이 보인다. 품위 있는 자세에 흰 깃털의 깨끗한 이미지릍 통해 예로부터 청렴새로 지칭되기도 했다. 선비들이 닮고자 했던 이유도 그 맑고 흰 청렴성 때문이었으리라 짐작된다. 차가운 가을 강기슭에 긴 다리로 홀로 선 우아한 자태는 선풍도골(仙風道骨, 신선의 풍채와 도인의 골격)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선금(仙禽) 곧 두루미에 속한다.
두루미과에 속하는 새 가운데는 백로 말고도 단정학, 재두루미, 흑두루미 그리고 왜가리 등이 있다. 그 가운데서도 단정학(丹頂鶴)이 단연 아름다움의 으뜸이다. 그 까닭은 흰 몸체에 목과 꼬리부분이 검은 데다 정수리에 붉은 점이 있기 때문이다. 흔히들 자세가 단정해서 단정학인 줄 알고 있으나 그렇지 않다. 단정학 또는 선학(仙鶴)은 과거로부터 우리 삶에 긴밀히 연관돼 왔다. 특히 단정학은 신선을 논할 때 빠질 수 없다. 장수(長壽)를 상징하는 영물로 복식의 문양과 그림에 그려지기도 했으며, 부산 동래학춤처럼 춤으로 표현되기도 했다. 그러나 천년기념물인 이들 두루미들은 안타깝게도 멸종위기종으로 개체수가 많지 않다. (라석)
ㆍ불한시사(弗寒詩社)는 문경의 불한티산방에서 만나는 시벗들의 모임이다. 여러 해 전부터 카톡을 주고받으며 화답시(和答詩)와 합작시(合作詩)를 써 왔다. 합작시의 형식은 손말틀(휴대폰) 화면에 맞도록 1행에 11자씩 기승전결의 모두 4행 44자로 정착되었다.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정형시운동으로 싯구를 주고받던 옛선비들의 전통을 잇고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