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지난 9월 19일(금)부터 20일(토) 이틀간 전주대학교(총무직무대행 권수태)에서는 한일국교정상화 60돌을 기려 <한일 전통예술 페스타: 소리, 이야기, 춤> 공연을 열었다.
첫날 (금) 낮 3시부터 전주대학교 JJ아트홀에서 진행된 일본의 가부키 ‘후지무스메(藤娘)(가타오카 도시야 출연)’와 한국의 왕기석 명창이 부른 단가 ‘사철가’와 판소리 다섯 바탕 중 ‘심청가’ 공연을 감상했다. 한국과 일본의 대표적인 전통예술을 한 무대에서 감상한다는 것은 좀처럼 ‘경험하기 어려운 일’이라 그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는 듯 관객들의 호응이 뜨거웠다.



가부키와 판소리 공연이 있기 전, 오전에는 전주대 편용우 교수(일본언어문화학과)와 가부키 배우 나카무라 우메노가 각각 판소리와 가부키의 특징과 의미를 비교ㆍ설명해 주는 시간을 가졌다. 둘째 날(토)은 한일 전통예술 전문가와 함께한 토크콘서트가 열려 무대 밖의 생생한 경험과 양국 전통예술의 미래 비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또한 오후에는 한국일본문화학회의 학술 발표 세션이 열려 전통예술의 가치와 현대적 계승 가능성을 학문적으로 조명하는 시간을 가진 뒤 이틀동안의 행사를 성황리에 마쳤다.


행사 내용은 대체적으로 위와 같지만 사실 이번 <한일 전통예술 페스타: 소리, 이야기, 춤> 공연이 있기까지 숨은 이야기를 해두고 싶다. 이번 공연이 있기 10달 전인 2024년 11월 말쯤 나는 일본인 제자 후지마키 시오리(藤巻詩織)로부터 한 통의 번개글(이메일)을 받았다.
내용은 “2025년은 한일 국교정상화 60돌이 되는 해로 일본의 전통예술인 가부키 공연을 한국에서 하고 싶다”는 거였다. 그러면서 “한국과는 역사적인 사정도 있기에 갑자기 일본의 전통문화를 한국에서 공연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으니 일본에 관심이 있는 젊은이를 대상으로 가부키 워크숍 공연을 기획했다”라는 내용을 덧붙였다.
문제는 이를 받아줄 공연장과 한국측 공연 주최를 찾는 일이었다. 사실을 말하자면 후지마키 시오리 양은 2011년 무렵 한국외대에 교환학생으로 와서 나와 인연을 맺은 학생으로 영특하고 붙임성도 좋으며 한국말 실력도 뛰어났었다. 그런 그가 일본에 돌아가서 취직한 곳이 쇼치쿠주식회사(松竹株式会社)다. 이곳은 창업 130년의 역사와 전통을 가진 전통 연극 가부키의 주관사일뿐더러 영화 제작, 영화 배급 등을 취급하는 유명한 회사다.
“선생님,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하려면 아무래도 한국의 대학측과 연결을 해보면 어떨까 싶은데요. 도움을 주실 수 있는지요?”
이렇게 ‘2025년 한일 국교정상화 60돌, 한일 전통 예술 교류’이야기가 시작되었고 어렵사리 여러 곳을 섭외한 끝에 전주대학교 편용우 교수(일본언어문화학과)와 연결이 되었다. 사실, 한일간의 전통예술공연 교류 작업이란 것이 재정적인 뒷받침도 필요하지만 보이지 않는 행정적인 일이 결코 쉽지만은 않은 일일 것이다.
그런 뜻에서 쇼치쿠쪽의 한일전통예술 교류 공연 제안을 받아들여 지난 10달 동안 빈틈없는 준비로 이번 행사를 성황리에 마칠 수 있게 해준 전주대학교 편용우 교수와 인문사회융합인재양성사업단(아래, HUSS사업단)측에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아울러 일본쪽 팀원(쇼치쿠주식회사 연극라이츠부 연극배신'配信'사업실 직원) 으로 처음부터 행사를 주선한 후지마키 시오리 양의 노고에도 큰 손뼉을 쳐주고 싶다. 덧붙이자면 이번 행사는 전주대학교 HUSS사업단, RISE사업단, 로컬콘텐츠중점대학과 주식회사 튠, 한국일본문화학회, 일본 전통예술 기업 쇼치쿠(松竹) 주식회사가 공동 주최·주관한 행사다.

한편, 전주대학교 HUSS사업단(이용욱 사업단장) 측은 “이번 성과를 기반으로 일본 전통예술의 대표 기업 쇼치쿠(松竹) 주식회사와 업무협약(MOU)을 맺어 국제적 소통과 협력을 한층 강화했다. 두 기관은 전통예술 콘텐츠 공동 개발과 교류 프로그램 운영 등 지속 가능한 협력 모델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HUSS사업단은 학생들에게 글로벌 역량을 키울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 문화콘텐츠를 세계로 확산해 국제 문화교류의 중심 거점으로 자리매김해 나갈 방침” 이라고 했다.
이번 공연을 지켜본 최영숙 (55살, 전주 효자동)씨는 "일본의 전통 예술인 가부키를 말로만 듣다가 처음으로 무대 공연을 보게 되었습니다. 등나무꽃을 들고 화려한 의상과 분장으로 무대에 선 가부키 배우 얼굴과 몸동작을 한눈 팔지 않고 지켜보았습니다. 짧은 공연이었지만 한국의 예술과는 다른 일본의 문화예술을 접해볼 수있어서 기뻤습니다. 다만, 자막 처리가 없어 내용을 이해하기가 어려웠던 점은 아쉽네요." 라며 가부키 공연을 감상한 소감을 말했다.
이번 행사는 문화예술을 꽃피운 풍류의 도시, 예향 전주에서 한일국교정상화 60돌을 기리는 뜻깊은 행사였다. 이번 교류를 통해 한일간의 문화예술 분야의 교류가 더욱 활발히 이뤄지길 기대해본다.

“이번 한국 전주대학교 가부키 공연이 나라 밖 기획으로는 처음입니다. 앞으로 유럽 등에서도 공연 기획을 잡고 있습니다.”라며 포부를 밝히던 제자 후지마키 시오리 양의 한국 첫 기획 공연을 다시한번 축하하며 앞으로 훌륭한 공연 기획자로 한일간의 문화 교류에 더욱 힘을 쏟아주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번 공연 감상 기록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