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소장 임승경)는 불국사박물관(관장 불국사 주지 종천스님), 춘추문화유산연구원(원장 양인철)과 10월 1일부터 12월 7일까지 불국사박물관(경북 경주시)에서 ‘2025년 APEC 정상회의’(10.31~11.1.)의 성공 개최를 기원하는 특별전 「솥의 기억, 감춰진 염원」을 함께 연다.
* 운영시간: 10.1.(수) ~ 12.7.(일), 아침 9시 ~ 저녁 5시(월요일 정기 휴무)
* 불국사박물관: 경북 경주시 불국로 385
이번 전시는 2023년 경주 흥륜사(옛 영묘사터) 서편에서 발굴한 철솥과 솥 안에 담긴 여러 불교 의례 도구, 곡물들을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가 약 2년에 걸쳐 보존처리와 과학적 분석을 해 처음 공개하는 자리로, 매납된 철솥과 내부에 담긴 불교 공예품 50건 58점이 출품됐다.
철솥 안에서는 향로, 향완, 촛대, 접시, 금강령, 금강저 등 정교하게 제작된 불교 의례 도구가 담겨있었는데, 이처럼 여러 종류의 유물들이 일괄 출토된 것은 고려시대 불교의례와 신앙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드문 사례다. 또한, 석회와 보리, 벼, 조, 기장, 밀, 콩 등 아홉 종의 곡물도 함께 확인되었는데, 이는 해당 유물들이 당시 단순한 매장이 아닌 특별한 매납 행위를 통해 땅에 묻혔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 향완: 나팔 모양의 높은 받침대가 있는 향로의 하나
* 금강령: 불교의식에서 소리를 낼 때 사용하는 법구로, 종과 금강저가 결합한 형태임.
* 금강저: 번개의 표상으로 번뇌와 장애를 꿰뚫는 지혜와 결단의 상징인 불교의식용 법구

이 밖에도, 2023년 발굴조사에서 확인된 ‘○묘사(○廟寺)’ 명문 기와와 향로·향완·촛대·금강저 등 대표적인 의례구도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할 수 있어 정교한 조형, 섬세한 장식이 특징인 고려시대 불교공예의 수준과 예술적 아름다움을 깊이 느낄 기회가 될 것이다.
이번 전시는 경주 지역에서 접하기 어려운 고려시대 불교 문화유산을 직접 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로, 신라 이후 이어져 온 경주의 사찰과 불교 공예의 면모를 되새겨보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