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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 변화의 흐름, 도서관 데이터로 볼까?

국립중앙도서관, 80년의 소장데이터 분석

[우리문화신문=금나래 기자] 국립중앙도서관(관장 김희섭)은 도서관 개관 80주년을 기념하여 1945년부터 현재까지의 국립중앙도서관 데이터를 분석하고 그 결과를 발표했다. 1945년 10월 문을 연 국립중앙도서관은 지난 80년간 국내 출판물을 비롯한 각종 지식자원을 지속적으로 수집해왔다. 그 결과 약 1,500만 권의 도서·비도서와 2,000만 건의 온라인자료 소장이라는 성과를 이뤘다. 또한 시대변화 흐름에 발맞춰 9억여 건의 서지·원문DB, LOD*를 구축하고, 국내 도서관과 교류·협력을 통해 25억 건의 빅데이터를 수집하며 지식정보 확충에 앞장서고 있다.

* Linked Open Data(LOD) : 개방형 데이터(Open Data)와 연결 데이터(Linked Data)의 합성어로, 웹에서의 연결을 통해 웹을 하나의 데이터베이스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구조화된 형식으로 발행된 데이터를 의미함

 

국립중앙도서관 서지(書誌)에서 대한민국 시대상 엿보여

국립중앙도서관은 도서관법에 의거, 도서관 자료를 납본*받아 서지데이터를 구축한다. 80년간 축적한 이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대한민국은 1945년~1980년대 고도성장기를 거쳐 1999~2000년대 정보화 사회로 진입했으며, 2010년대 이후 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맞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 납본 : 「도서관법」제21조에 따라 누구든지 도서관자료를 발행하거나 제작한 경우 그 발행일 또는 제작일로부터 30일 이내에 그 도서관자료의 일정 부수를 국립중앙도서관에 의무적으로 제출하는 것

** 분석대상 : 국립중앙도서관 장서 중 1945~2024년에 발행된 단행본(도서·비도서)

 

 

해방 직후~1950년대: 국가 재건의 기초 다지기

1945년~1950년대에는 정치·법률·경제 등 국가 운영의 기초 분야 자료가 이 기간의 발행 장서 약 9천5백 권 가운데 20%를 차지했다. 이는 해방 직후 국가 재건을 위한 지식 수요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1960~70년대: 산업화와 문화 개방의 신호탄

1960~70년대는 한국음악 발전과 함께 악보 수집(’45~’50년대 313권→’60~’70년대 31,266권)이 크게 늘어났다. 경제개발계획에 따른 산업화 추진으로 토목·환경, 전기·전자, 기계공학 분야 도서가 급증했으며, 한일국교정상화의 영향으로 일본문학이 13.8배(’45~’50년대 136권→’60~’70년대 1,882권) 증가한 점이 눈에 띄었다.

 

1980년대: 문화 다변화와 기술 발전의 가속화

1980년대 발행 장서량은 1970년대보다 7.3배 증가(’70년대 61,402권→’80년대 450,637권)하며 가장 높은 상승세를 기록했다. 검열 완화와 제도 변화로 영화 관련 자료 수집이 늘어났고, 해외문학 번역이 본격화하면서 영미문학이 13.7배(’70년대 663권→’80년대 9,105권) 증가했다. 이를 비롯 독일, 프랑스 문학도 함께 늘어났다. 또한 경제 고도성장기를 맞아 화학, 전기·전자, 기계공학 분야 도서도 비약적으로 많아졌다(’70년대 698권→’80년대 25,897권).

 

1990~2000년대: 정보화 사회 본격 진입 및 콘텐츠의 다양화

1990~2000년대는 컴퓨터과학과 프로그래밍 책이 무려 127.5배(’70~’80년대 599권→’90~’00년대 76,414권) 급증하며 정보화 사회의 도래를 알렸다. 콘텐츠도 다양해져 만화책이 2001년 9,394권으로 정점을 찍었다가 2013년 3,645권으로 감소했다. 또한 아동서와 전집·총서, 학습참고서 장서량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그중에서도 학습참고서는 1990년대 2,734권에서 2000년대 24,183권으로 88.4배나 급증했다. 아울러 영어, 일본어, 중국어 어학서가 많아졌고 일본문학책이 20배(’70~’80년대 5,050권→’90~’00년대 101,041권) 증가했다.

 

2010년대~2024년: 디지털 대전환 시대

2010년대 이후에는 전자책과 오디오북 등 디지털 매체 확산으로, 도서·비도서 장서량이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였다(’00년대 3,082,337권→’10년대 2,926,276권). 심리학 분야는 소폭 증가했고(’90~’00년대 36,687권→’10년대~’24년 59,694권), 여행·지도 관련 도서는 2013년까지 증가하다가 이후 감소했다.

AI, 빅데이터, 딥러닝, 블록체인, 메타버스 등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필요한 각종 기술을 다룬 컴퓨터과학과 프로그래밍 도서는 꾸준히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K-문화 전성기와 한국문학의 성장

특히 지난 80년간 한국문학의 성장을 자세히 살펴보면, 한국문학은 K-문화 확산과 함께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1945년~1950년대에는 1,482권에 불과했으나 1985년~1990년대 167,496권으로 급상승, 2020년~2024년에 이르러서는 185,237권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립중앙도서관 김희섭 관장은 “개관 80주년을 계기로 국립중앙도서관 서지데이터 분석으로 한국 사회가 걸어온 80년의 발자취를 확인할 수 있었다.”라며 “국립중앙도서관은 사회와 함께 성장해 왔고, 그 역할과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인식하게 됐다. 앞으로도 사회가 필요로 하는 지식정보를 적극 수집하고 제공하겠다.”라고 밝혔다.

 

자세한 분석 결과는 도서관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도서관 정보나루(data4library.kr)’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