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종실록 15년(1415년) 7월 17일 기록에 보면 “큰바람이 불고 비가 와서, 숭례문
안의 행랑 등이 무너져 다시 고쳐 짓게 하다”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당시 중신들이
무너진 숭례문 행랑을 고쳐 짓자고 임금께 청했습니다. 그러자 태종은 “지난해에
백성을 수고롭게 하고 재물을 허비하여 지었는데, 지금 이와 같으니 어찌 항구적인
대책이겠는가? 또 지금 다시 짓자면 어떤 사람을 부릴 것인가?”라며 탄식합니다.
그러면서 태종은 처음 지을 때 감독자 모두를 사흘 동안 감옥에 가두었다가 석방한
뒤 그대로 공사 감독을 맡게 하고 백성이 아닌 군사들을 동원했습니다. 여기엔 화약
무기로 싸우는 화통군(火㷁軍) 400명 등이 주로 참여했고, 토목·건축을 담당했던
선공감(繕工監)의 목수·석수·대장장이가 함께 했습니다. 백성 앞에서 혹독한 임금으로
알려진 태종도 이러한데 지금 남대문 복원을 국민성금으로 할 일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