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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창(北窓)의 세 벗 거문고, 술, 시

[정운복의 아침시평 296]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북창삼우(北窓三友)’란 성어가 있습니다.

세 친구 곧 술, 거문고, 시를 말합니다.

거문고를 벗하고 술 한잔하면서 시를 짓는 여유로움이 느껴지는 성어입니다.

 

그런데 왜 꼭 남창(南窓)이 아니라 북창(北窓)이어야 했을까요?

북쪽은 햇빛도 들지 않고 다소 추운 느낌이 있는 공간인데 말이지요.

'북창'은 단순히 북쪽에 있는 창문일 수도 있겠지만

한적하고 여유로운 삶의 공간을 상징합니다.

 

이 사자성어는 당나라 시인 백거이(白居易)의 시에서 유래했습니다.

"오늘 북창 아래에서 스스로에게 무엇을 할까, 물으니,

기쁘게도 세 친구를 얻었네"라고 읊으며

거문고, 술, 시를 자신의 벗으로 삼았다고 노래했죠.

 

 

옛 문인들에게 북창은 남향으로 지은 집에서 해가 잘 들지 않는,

고요하고 한적한 곳을 의미했습니다.

이곳은 속세의 번잡함에서 벗어나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하며

사색을 즐기기에 좋은 공간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북창은 단순히 방위를 나타내는 창이 아니라,

욕심을 버리고 자연과 예술을 벗 삼아 유유자적하는

선비의 삶을 상징하게 되었습니다.

 

북창삼우는 자신에게 집중하고 사색을 즐기는 선비의 이상적인 삶의 태도입니다.

햇빛이 잘 드는 남쪽 창문이 성공과 번영을 상징한다면,

해가 들지 않아 고요하고 한적한 북쪽 창문은

욕심을 버리고 스스로에게 몰입하는 공간을 의미합니다.

 

이곳에서 선비는 거문고, 술, 시라는 세 친구와 함께하며

물질적인 풍요가 아닌 정신적인 값어치를 추구했습니다.

이는 곧 진정한 삶의 즐거움은 외적인 성공이 아니라

내면의 성숙과 여유에서 비롯된다는 깊은 가르침을 줍니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북창삼우'는

잠시 멈춰 서서 자기 내면을 들여다보고,

삶의 진정한 의미를 찾아가는 소중한 시간을 가져야 함을

일깨워주는 지혜로운 가르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