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진경 문화평론가] 국가무형유산 한갑득류 거문고 산조 보유자 이재화 명인의 12번째 공개행사가 오는 4월 20일 저녁 5시 서울 삼성동 국가무형문화재 전수교육관 풍류극장에서 열린다. 백낙준에서 박석기, 한갑득으로 전승된 산조는 이재화 명인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번 공개행사에서 이재화 명인은 4곡을 선보일 예정이다. 첫 곡은 <풍류> 중 ‘다스름-하현도드리’로 명인의 제자들이 무대에 오른다. 이재화 명인은 제자들에게 거문고 산조를 학습하기 전에 풍류의 가락을 배우도록 하면서 산조의 뿌리와 전통성을 찾는 것을 주문한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는 누락된 하현도드리 한 장단을 메우며 명인의 음악에 대한 철학과 열정을 만날 볼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화 명인은 한갑득 산조의 독창적인 가락을 80 여분의 산조로 집대성하였다. 명인은 한갑득류 산조에 관한 끊임없는 연구로 가락들을 찾고 다듬는다고 한다. 늘 찾는 익숙한 가락이 아닌 새로운 가락을 연주할 때마다 선보이며, 한갑득류 거문고 산조의 다양한 면모를 관객들과 후학들에게 알리고자 노력하는 명인이다. 이재화 명인은 그 의지와 사명을 이번 공개행사에서도 유감 없이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
[우리문화신문=이진경 문화평론가] 거문고 연주자 박은혜가 계묘년이 저물어 가는 2023년 12월 27일 밤 8시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에서 다섯 번째 거문고 독주회를 열었다. 중앙대학교 이형환 교수의 사회로 문을 연 거문고 독주회는 전통을 바탕으로 한 연주곡들로 가득하였다. 신쾌동류 거문고 풍류 상현도드리와 하현도드리에 이어 거문고 독주곡의 백미인 신쾌동류 짧은 산조가 연주되었다. 이수자의 길을 걷고 있는 박은혜 연주자의 거문고연주는 관객들의 추임새를 끌어내기에 충분하였다. 필자가 숱한 거문고 독주회 가운데 박은혜 연주자의 공연을 보고 글을 쓰게 된 것은 산조 때문만은 아니다. 거문고 산조 연주 이후 소개되는 곡들이 기존의 독주회에서 보지 못한 것들이기 때문이다. 특히, 북한 거문고 창작곡인 ‘행복한 우리 살림ㆍ첫봉화’가 눈에 띄었다. 개방현을 우렁차게 울리며 박력있고 화려하게 연주하는 것이 한국의 창작곡들과 다르다. 오른손으로 줄을 뜨는 연주법이 인상에 남는다. 북한은 1960년대부터 악기 개량사업이 시작되었다. 이때 거문고는 개량되지 못해 거문고가 단절되었다. 그래서 현재 남아있는 북한의 거문고 창작곡은 모두 9곡이며 가야금 연주자들이 부전공으로 명맥을 이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엇그제 빚은 술이 얼마나 익었는가. (술잔을) 잡거니 권하거니 실컷 기울이니 마음에 맺힌 시름이 조금이나마 덜어진다. 거문고 줄을 엊어 풍입송을 타자꾸나. 손님인지 주인인지 다 잊어버렸도다 선비들은 거문고와 함께 한 삶이었다. 선비들은 아름다운 자연의 품속에서 시(詩)ㆍ서(書)ㆍ금(琴, 거문고)ㆍ주(酒)로 노니는 것을 풍류라 하여 삶의 중요한 영역으로 삼았다. 고악보 《양금신보》에는 “금자악지통야 고군자소당어야(琴者樂之統也 故君子所當御也)”라 하는 글귀가 있는데 “거문고는 음악을 통솔하는 악기이므로 군자가 마땅히 거느리어 바른길로 나가게 하라.”라는 뜻이다. 이 말은 거문고를 ‘백악지장(百樂之長)’이라고 하여 가장 귀하고 중요한 악기로 여기는 것과 같은 내용이다. 실제 전통사회에서는 피리나 젓대(대금)를 하는 잽이들이 전문음악인이고, 거문고를 하는 풍류객들은 아마추어 음악인이었는데도 풍류를 할 때는 거문고를 하는 선비가 이끌곤 했다. 거문고라는 악기가 합주를 이끌어 가도록 음악이 되어있었기 때문이다. “달 아래에서 거문고를 타기는 근심을 잊을까 함이려니 춤곡조가 끝나기 전에 눈물이 앞을 가려서 밤은 바다가 되고 거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지난 6월 11일 일요일 앙상블 더 거문고가 은덕문화원에서 거문고의 울림을 전하였다. 돈화문 바로 옆에 있는 은덕문화원은 일반인들과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전통예술을 무료 관람을 통해 한국의 깊고 다양한 멋을 알리고 있다. 이날, ‘앙상블 더 거문고’는 이진경 이화여자대학교 초빙교수가 사회를 맡았고 국가무형문화제16호 ‘한갑득류 산조’를 시작으로, 경기 대풍류 주제 ‘얼쑤! 거문고’, 가사 매화가 주제 ‘매화 향기 흐르고’, ‘출강’ 등 모두 4곡을 선보였다. 사회자는 앙상블 더 거문고의 다양한 색깔을 선보이겠다며 첫 번째 곡으로 전통성의 색으로 산조를 소개하였다. 또 풍류와 민속을 기반으로 한 산조는 긴 세월 동안 우리 조상의 희로애락과 철학을 담긴 음악이라고 하였다. 느린 장단부터 빠른 장단까지 쥐고 푸는 산조의 연주 속에서 조상들의 삶과 우리 삶의 이야기를 살랑이는 바람과 함께 연주하였다. 장르 간의 소통으로 소개한 두 번째 색의 곡은 본래 관악기 편성의 곡을 거문고 3중주 편성으로 편곡했다. 무용반주로 사용되었던 이 곡에서 몇몇 관람객들이 어깨를 흔들며 연주를 감상하였다. 세 번째 곡은 가사 매화가 주제로 거문고 4중주로 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