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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칩(驚蟄), 흙문을 열고 감각을 깨우는 천둥소리

자연의 순환에서 찾는 ‘깨어남’의 인문학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정종섭)이 발행하는 인문 감성 누리잡지(웹진) 《담(談)》 통권 145호(3월호)가 ‘경칩(驚蟄), 흙문을 열고 감각을 깨우는 천둥소리’를 주제로 발간되었다. 이번 3월호는 24절기 가운데 만물이 깨어나는 경칩을 맞아 정체된 사회를 깨우는 ‘신진(新進)’의 기개와 기성의 문법에 갇히지 않는 ‘독립적 감각’을 입체적으로 다루며 독자들에게 새로운 시작을 위한 용기를 건넨다.

 

정조의 신진(新進) 양성, 초계문신 제도

 

강문식 교수는 조선 후기 학술 부흥의 상징인 ‘초계문신 제도’를 통해 정조가 꿈꿨던 인재 육성 프로젝트의 실체를 조명한다. 문과 급제자 가운데 유능한 초급 문신을 뽑아 규장각에서 재교육한 이 제도는 홍석주, 정약전ㆍ정약용 형제, 이서구 등 당대 으뜸 인재 142명을 배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금이 직접 문제를 내고 채점까지 도맡았던 친림시(親臨試)의 운영 방식은 정체된 사회를 깨우고 새로운 시대를 열고자 했던 선조들의 뜨거운 학문적 열망을 확인할 수 있다.

 

 

어둠을 도려내는 인디의 감각

 

이민우 기자는 경칩의 깨어남을 현대 문화예술의 ‘인디(Indie) 정신’과 연결해 해석한다. 주류의 공식과 거대 자본에 기대기보다 창작자의 시선으로 세상을 재구성하는 ‘시선의 독립’이 어떻게 세계인의 관습화된 감각을 깨우고 있는지 주목한다. 거문고에 포스트록을 얹은 밴드 ‘잠비나이’부터 부커상을 뒤흔든 소설 《저주토끼》에 이르기까지, 기성의 문법이 담아내지 못했던 인디들의 저력을 세밀하게 포착했다.

 

 

자연의 순환으로 읽는 경칩, 한문소설 《사대기(四代紀)》

 

홍현성 연구위원은 한국국학진흥원 소장 한문소설 《사대기》를 통해 경칩의 의미를 자연의 순환과 왕조의 흥망성쇠라는 거시적 안목으로 풀어낸다. 절기의 변화를 성군의 치세와 폭군의 몰락으로 빗대어 해석한 이 작품은, 가혹한 겨울의 통치를 끝낸 성군이 땅속에 유폐되었던 미물들을 해방한 날을 ‘계칩(경칩의 옛 이름)’이라 이름한다. 필자는 이를 통해 머무는 계절은 없으며, 땅속 미물이라 할지라도 우주의 순환 속에서 각자의 고귀한 쓰임새를 확인하는 ‘나의 때’가 반드시 도래한다는 사유의 위로를 건넨다.

 

이 밖에도 경칩의 깨어남과 관련한 다채로운 콘텐츠가 수록되었다. 서은경 작가의 웹툰 <경칩몽가>는 풍수의 한계를 송동(宋洞)의 봄기운으로 덮어버리는 독선생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문영 작가의 <경칩과 금개구리>는 망허촌의 두 소녀가 금개구리의 도움으로 괴물 ‘영노’를 물리치는 과정을 해학적으로 그렸다. 이수진 평론가는 뮤지컬 <프로그와 토드>와 국악 판타지 <금악(琴樂)>을 분석하며, ‘느린 성장’과 ‘금기를 넘어서는 각성’을 대비시켜 경칩의 에너지를 현대 예술의 언어로 확장한다.

 

 

 

 

《누리잡지 담(談)》 2026년 3월호는 한국국학진흥원 이야기주제정원(스토리테마파크) 누리집(https://story.ugyo.net/front/webzine/index.do)에서 확인할 수 있다.